(이진화기자)  추모객들이 목포신항을 찾아 세월호를 촬영하면서 관계 부처가 딜레마에 빠졌다.

 목포신항은  항만 보안구역으로 사진 및 영상 촬영이 불가하지만,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러 온 시민들에게 사진 촬영까지 금지하기에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31일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반 화이트 마린호가 전남 목포신항에 접안한 이후 목포신항에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접안 후 첫 주말인 지난 1일과 2일 목포신항에는 4만명 이상의 추모객들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평일에도 전국에서 온 방문객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시민들은 3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를 육안으로 보며 탄식하는 하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철제 펜스에서 300m 떨어진 세월호를 렌즈에 담았다.

 하지만 세월호를 촬영하는 건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국제항해선박 및 항만시설의 보안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보안사건 발생 예방을 위해 항만 보안시설 내에선 사진촬영이 제한된다.

사전 허가 없이 촬영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진다.

이때문에 관련 부처도 고민에 빠졌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목포신항만 주변에 '항만보안 구역으로 사진촬영이 불가하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지만 시민들의 사진 촬영을 막진 못하고 있다.

실제 방문객들은 사진촬영 제한 구역인 사실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철제 펜스 바로 앞에서 세월호 사진을 찍던 한 70대 남성은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줄 몰랐다"며 화들짝 놀랐다.

그러면서 "다들 세월호 보러 멀리서 왔을 텐데 기념으로 찍고 싶은 건 당연한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전날 밤샘 근무를 하고 아침 일찍 서울에서 KTX 타고 왔다는 한 60대 여성은 "다 세월호 보려고 온 사람들인데 못 찍게 하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목포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목포신항만 구역을 사진 촬영하는 건 금지돼있다. 세월호 추모객도 해당된다"면서 "다만 현재 관계부처 인력 대부분이 세월호 인양 수습 작업에 집중돼있어 실제 단속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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