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에 정박 중인 반잠수식 선박 위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에서 인양 업체 직원이 천공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제공)


(박진우기자)  세월호 선체 무게를 줄이지 못하고 결국 모듈 트랜스포터를 추가 투입하는 방식으로 육상 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선체조사위에 따르면 "선체에 구멍 19개를 뚫었지만 원하는 만큼의 물과 진흙이 빠지지 않아 모듈 트랜스포터 24개를 추가해 세월호 육상 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체 훼손 우려에도 '6일 육상 거치'를 목표로 천공을 강행했지만 결국 선체 무게 줄이기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방안이 있음에도 무리하게 선체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해수부는 애초에 선박을 육지로 들어 올리는 특수 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 456축을 이용해 6일 세월호를 옮길 방침이었다.

그러나 세월호 선체 무게가 모듈 트랜스포터가 견딜 수 있는 하중을 넘자 불가피하게 선체에 21개소의 구멍을 뚫어 해수를 빼내기로 했다.

세월호 선체는 선체 무게와 화물, 해수, 펄 등을 모두 합쳐 1만4662t에 달한다. 반잠수식 선박에서 자연 배수 방식으로 해수 약 1200t이 배출된 것으로 보이므로 세월호 총 무게는 약 1만3460t으로 추정된다.

모듈 트랜스포터 456축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1만3000t에 불과해 460t 제거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체 내 진흙이 굳어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고, 이에 선체조사위는 모듈 트랜스포터 24개를 추가해 하중을 늘리기로 했다. 결국 공연히 선체에 구멍만 뚫게 된 셈이다.

애초에 모듈 트랜스포터 추가 대신 천공을 채택한 이유는 '비용 증가' 때문이었다. 장비 추가로 드는 비용은 상하이샐비지가 부담하게 되는데,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체 무게를 줄이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배수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6일 육상 거치가 어려워졌고, 이 시기를 넘기면 다음 소조기까지 보름가량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모듈 트랜스포터를 추가하는 방식이 용역업체 입장에서 비용 증가폭을 줄이는 방안이 됐다.

감독 기관인 해수부와 선체조사위는 육상거치 방식은 세월호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선체조사위는 "추가 비용을 상하이샐비지에서 부담한다. 회사 입장에서 비용을 최소화하려다 보니 천공 방식을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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