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보/오누리 기자) ◇ 비상장 자회사 성장 본격화
CJ가 비상장 자회사들의 견고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를 키우고 있다. 특히 신유통 부문을 담당하는 비상장 계열사들의 매출 확대가 뚜렷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성장 사이클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KB증권이 CJ의 목표주가를 18만5000원에서 22만원으로 상향한 것도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3분기 실적에서 신유통 기반 자회사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이 모두 증가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6.2%, 순이익 31.8%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수요 반등 수준이 아니라, 자체 유통 경쟁력 강화와 시장 내 포지션 확고화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외부 관광 수요보다는 본업 중심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도 시장에서 높이 평가되는 요소다.
CJ 그룹 전체의 3분기 실적은 매출 11조4284억원, 영업이익 6656억원으로 집계되며 다소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 그럼에도 비상장 부문의 성장 속도가 이를 상쇄하는 역할을 하면서 투자 매력도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별도 기준 배당성향 70% 이상 정책이 지속되는 점도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KB증권은 CJ의 향후 3년 평균 ROE 추정치를 기존 8.3%에서 10%로 상향했다. 이는 비상장사의 이익 증가세가 단기적 흐름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현재 CJ 주가가 순자산가치 대비 30% 이상 할인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업사이드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는 비상장 부문 성장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 할인 행사와 공휴일 증가 등 계절적 요인뿐 아니라 관광객 유입 증가가 소비 회복을 견인하며 실적 모멘텀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4분기 실적 전망 ‘우상향’
4분기는 CJ에게 계절적 수요 증가와 외부 환경 개선이 동시에 작용하는 시기다. 특히 연말 대형 할인 행사와 공휴일 효과는 유통·식품 계열사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국내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흐름 또한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정한 올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사상 첫 2000만명 돌파가 유력하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빠른 회복 속도로, 주요 소비 업종에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최근 다시 부각되는 ‘한일령’ 현상으로 중국발 관광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CJ의 신유통 계열 사업에 긍정적인 수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가진 자회사 입장에서는 관광객 유입 확대가 자연스럽게 매출 성장으로 이어진다. 유통 채널 다양화와 점포 효율 개선 역시 수익성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에서도 CJ는 경쟁력 강화에 꾸준히 투자해온 만큼, 온라인 트래픽 증가가 매출로 연결되는 기반을 이미 확보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러한 요인은 비상장사들의 실적 상승 흐름을 4분기에도 견고하게 유지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경기 반등 효과가 아니라, 구조적인 경쟁력 강화라는 점에서 성장성에 대한 신뢰도가 시장에서 더 높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KB증권은 “연말 소비 증가와 관광객 유입 확대는 CJ의 신유통 계열사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라며 “4분기 성장세는 3분기보다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CJ푸드빌, 글로벌 성장 축으로 부상
CJ푸드빌은 CJ 그룹 비상장사 가운데 글로벌 확장 전략이 가장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미국 시장 공략이 속도를 내면서 해외 매출 성장성이 CJ 전체의 신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J푸드빌은 올해 미국 조지아주에서 생지(生地)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며, 2026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현지 생산시설 확보는 미국 시장에서의 가맹점 확장 속도를 크게 높이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는 물류 효율 개선과 원가 절감 효과로 이어지며,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외에도 동남아 시장에서 빵류 소비 증가와 커피 프랜차이즈 수요 확대 등 긍정적인 외부 요인이 겹치면서 CJ푸드빌의 해외 사업 영토는 지속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특히 한류 소비 확대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점포 확장을 동시에 이끄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 공장 준공은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 마련이라는 평가도 있다. CJ푸드빌이 제과·제빵 분야에서 가진 품질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는 해외에서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 미국 시장 내 점유율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매출뿐 아니라 기업가치에도 즉각적인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KB증권은 “CJ푸드빌의 공격적인 점포 확대 전략은 해외 시장 매출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CJ그룹 전체 ROE 상승에도 기여할 핵심 축”이라고 분석했다.
◇ 기업가치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
현재 CJ 주가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약 32%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이 CJ의 비상장 자회사 성장을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비상장 부문 가치가 본격적으로 부각되면 디스카운트 폭이 좁혀지며 기업가치가 상승할 여지가 크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비상장 자회사들이 보여주는 성장세는 단기간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기업가치 재평가 국면이 보다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온라인·오프라인 유통, 글로벌 식품 사업이 모두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만큼, 모회사 지분가치도 동반 상승하는 구조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CJ는 2023~2025년 사업연도에 걸쳐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비경상이익 제외)의 7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안정적 배당 정책은 투자 심리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며, 시장 신뢰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또한 주주환원 의지가 명확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장기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기업가치가 재평가되는 과정은 통상 실적 개선과 정책 신뢰, 성장 모멘텀의 지속성 여부 등이 결합돼 이뤄진다. CJ의 경우 비상장사의 구조적 성장과 글로벌 확장 기반 강화, 안정된 배당 정책이 모두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현재의 주가 수준은 저평가 구간이며, 중장기 관점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 투자 포인트와 전망
증권가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CJ의 핵심 투자 포인트는 비상장 자회사들의 강한 성장이다. 특히 신유통 부문과 CJ푸드빌의 실적 개선 흐름은 단기 모멘텀을 넘어 중장기 성장성까지 강화하는 중요한 축으로 평가된다. 이는 곧 그룹 전체 ROE 개선으로 이어지며, 기업가치 상승의 기반이 된다.
관광객 유입 증가와 소비 회복, 연말 계절 요인 등 외부 환경도 CJ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비상장 계열사뿐 아니라 상장 계열사까지 전반적으로 수요 개선 흐름을 타고 있어, 그룹 차원의 통합 성장 스토리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CJ의 배당 기조는 장기적인 투자 안정성을 확보하는 요소다. 배당성향 70% 이상을 유지하는 정책은 수익성과 주주환원 의지가 동시에 담보된다는 신호이며, 이는 외부 경기 변동성이 커질수록 더욱 높은 가치를 갖는다.
시장에서는 CJ가 여전히 NAV 대비 큰 폭의 할인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장기 성장성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는 것은 향후 재평가 국면에서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의미다. 비상장사들의 꾸준한 실적 개선과 글로벌 확장 전략이 본격화될수록 이러한 디스카운트 해소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CJ는 비상장 자회사 성장과 글로벌 사업 확장이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또 하나의 성장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유지된다면,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