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조대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새해 첫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 영화스태프 및 가족, 파독 광부·간호사와 가족, 이산가족, 20~70대의 세대별 일반국민 등 180여명과 함께 영화 국제시장을 봤다.

박 대통령은 영화 속 이산가족 상봉 장면과 주인공이 아버지를 만나는 상상 속의 장면 등에서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고 손수건이나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과 다 같이 박수를 쳤고 상영관에 불이 켜지고 나서도 여운이 남은 듯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박 대통령은 국제시장을 제작한 윤제균 감독과 주인공 윤덕수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에게 "감동적인 영화 정말 잘 봤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영화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영화 관람이 모든 스태프와 표준근로계약서를 체결해 법정 근로조건을 지킨 모범사례인 국제시장의 제작 관계자를 격려하고 다양한 세대의 국민과 함께 영화를 관람함으로써 문화로 소통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영화 국제시장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 왔다. 지난해 12월29일 핵심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는 "애국가에도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사랑하세' 이런 가사가 있지 않느냐.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 사랑해야 한다"며 영화 국제시장 속 주인공 부부가 부부싸움을 하던 중 애국가가 들리자 국민의례를 하면서 웃음을 자아낸 장면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 '역동적 혁신경제'를 주제로 한 정부 부처 합동업무보고에서도 "국제시장이라는 영화 때문에 그것을 보고 많은 시민들이 (실제 국제시장에) 가서 활성화되고 그 옆에 독일마을까지 관광을 하고 하니까 문화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볼 수가 있다"며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이날 영화 관람에 앞서 박 대통령은 영화 관계자와 대화의 시간을 갖고 현장의 목소리도 청취했다. 윤 감독과 황정민·김윤진·오달수 등 출연배우, 스태프 등 영화 관계자와 행자부·문체부 장관, 문화융성위원장, 영화진흥위원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서정 CGV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 한다.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이렇게 두 번이나 천만이 넘는 영화를 만든 건 대기록"이라며 영화 해운대에 이어 국제시장까지 두 편의 1000만 관객 영화를 만든 윤 감독을 축하했다.

그러면서 "부모세대가 겪은 실제적인 생활을 토대로 해서 그분들의 실제 상황과 희생정신을 잘 그리면서도 재미와 감동도 줘서 젊은이들에게 윗세대와의 소통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들었다"며 "좋은 문화콘텐츠는 사회통합에도 도움을 주고 기여를 한다는 것을 국제시장을 통해 실감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또 영화 국제시장이 표준근로계약을 통해 4대 보험을 적용하고 정해진 촬영시간을 준수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런 영화가 좋은 결과까지 얻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제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하려는 곳이 점점 늘어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영화 제작에 확산이 됐으면 한다"며 "창작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열정과 창의성이 솟아야 하는데 좋은 작품을 만들려면 안정된 환경이 돼야 역량이 최대한 발휘가 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영화의 흥행이 실제 부산의 국제시장과 경남 남해의 독일마을을 찾는 관광객 증가로 이어진 점을 언급하면서 "문화와 관광이 융합이 되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또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는 좋은 사례가 됐다"며 "영화나 드라마는 연관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굉장히 큰 대표적인 창조경제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화에 함께 한 손경식 CJ 회장에게 "CJ가 그동안 문화에 투자해 (우리 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시고 기여를 많이 해오셨는데 문화를 통해 서로 이해도 되고 소통도 되고 좋은 일이 자꾸 생기지 않냐"며 "앞으로도 문화를 통한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많이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배우 황정민에게는 국제시장에 출연한 소감을 물었다. 이에 황정민은 "1200만이라는 숫자가 쉽게 이뤄지는 숫자가 아닌데다가 젊은 친구들이 역사의 사실을 모름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이해해 주고 같이 울고 웃고 하는 관계를 통해서 너무너무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다수의 미국 드라마에 출연한 바 있는 여주인공 김윤진에게는 미국과 한국의 제작환경 차이를 물었다. 김윤진은 "사실 국제시장 현장은 미국 드라마 현장보다 더 따뜻하고 더 쉬웠다"며 "미국 촬영장은 12시간 촬영하고 12시간 휴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감동적인 장면이 많다고 해서"라며 눈물을 흘릴 것을 대비해 손수건을 챙겨온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계획된 행사로 지난해부터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행사일로 지정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 국산 3D애니메이션 '넛잡', 2월 창작 뮤지컬 '김종욱찾기', 6월 전통문화 전시회 '간송문화전', 8월 융·복합 공연 '원데이(One Day)'를 관람한 바 있으며 11월에는 건강체조와 탁구 등 '생활체육' 활동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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