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 입찰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한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KDDX 사업 입찰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한화

(서울일보/심민경 기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군사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한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 13년부터 15년까지 해군본부 함정기술처에서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만든 KDDX 보고서 등을 취득하여 공유한 혐의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방사청은 2025년 11월까지 군함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에 보안 감점 1.8점을 주는 징계를 내렸지만 KDDX 입찰을 제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HD현대중공업을 고발했다.

방사청이 '청렴계약 위반'에 해당하는 임원 개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징계 없는 행정지도를 내렸다는 이유로 임원의 개입을 증명하여 HD현대중공업의 KDDX 입찰을 제한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서는 기밀 유출이 중대한 범법행위인 만큼 2~3년의 입찰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과 국가 안보를 위해서 해상 전력의 핵심인 수상함 건조를 특정 조선업체가 독점하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맞선다.

특히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엇갈린 이해관계도 주목해 볼 만하다.

한화그룹은 방산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시스템 등과 한화오션을 수직계열화 하여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며 그룹 미래 전략이 달린 분야에서 불공정 행위를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HD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도 기밀유출에 따른 보안 감점으로 지난해 울산급 배치-Ⅲ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셔 이번 입찰이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다.

KDDX 입찰은 2030년까지 6000톤(t)급 구축함 6척을 발주하는 7조 800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이러한 대형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국내 방산 업체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두 곳 뿐이다.

올해 KDDX 사업 선점은 국내 특수선 시장이 점차 축소되는 상황에서 향후 수출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양사가 수주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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