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23일 부산상의 기자실에서 제25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뒤 “현재 대한민국 광역시·도 중 부산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4.2%에 불과한 데 이를 50년 전인 1970년대 중반 27.8%에 달했던 때로 포지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혼신의 열정을 쏟겠다”라는 요지의 공약을 역동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밝히고 있다. (사진/전상진)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23일 부산상의 기자실에서 제25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뒤 “현재 대한민국 광역시·도 중 부산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4.2%에 불과한 데 이를 50년 전인 1970년대 중반 27.8%에 달했던 때로 포지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혼신의 열정을 쏟겠다”라는 요지의 공약을 역동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밝히고 있다. (사진/전상진)

(서울일보/전상진 기자) “중도 사퇴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양재생(66)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23일 제25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추가 출마선언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이번 상의회장 선거는 양 회장과 장인화 현 회장 간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 회장은 이날 부산상의 기자실에서 상의회장 출마 인사문 발표 후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중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중도사퇴할 의사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제 60여년 인생에서 ‘중도 포기’는 해본 적이 없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양 회장은 이어 “저는 회장 출마선언은 비록 오늘 했지만, 10여년 전부터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 동안은 저의 상의 동기회나 선후배들의 권유가 많았지만 양보하곤 했는데 이제는 나설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또 잠재적으로 준비도 많이 해왔다”며 “30년 전 직원 다섯 명과 함께 손바닥만한 작은 사무실에서 해운항공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 8개 계열사에 6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그룹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사업을 진행했고, 포기할 일이라면 아예 출발을 안 했다”라고 설명했다.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부산상의 출입기자들에게 출마 소감문을 읽은 뒤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사진/전상진)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부산상의 출입기자들에게 출마 소감문을 읽은 뒤 일문일답을 하고 있다. (사진/전상진)

그는 특히 “제 사업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상의회장에 출마하지 않았으며, 오직 부산 상공계와 부산 발전만을 생각하고 있다”며 “제가 70대가 되기 전 60대 중반인 지금 사심 없이 혼신의 열정을 쏟고 싶다. 선거법 때문에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미래세대 청년 사업가를 위한 방안도 갖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양 회장은 이날 ‘부산을 다시 세계적인 경제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외 굴지의 대기업을 적극 유치해 글로벌 경제의 중심도시로 부산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공약과 관련, 한 기자가 “대기업 중 접촉 중인 회사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양 회장은 이와 관련, “댐을 만들면 물이 차듯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몰려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50년 전인 1975년 부산이 대한민국 경제에서 차지한 비중이 27.8%였는데, 지금은 4.2%에 불과하지만 부산 상공계가 창의와 혁신, 열정으로 똘똘 뭉친다면 부산을 다시 세계적인 ‘동북아시아의 중심도시’로 발돋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심상사성(心想事成)이란 말이 있지 않나, 세상사 모든 일이 마음 먹은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저는 확신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양재생 회장이 부산시민이 먹는 수돗물의 상수원수로 사용되는 낙동강 하류에 엄청난 녹조가 발생했던 지난 2022년 9월 취수탑이 있는 매리취수장을 방문, 푸른색을 띠고 있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겨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양 회장은 안전한 수돗물 생산을 위해 산청군, 함양군 등의 지리산 계곡에 식수용 댐을 건설해 부산과 동부경남 일대 450만 주민을 위한 상수원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론을 펴왔다. 또 현 정권 핵심관계자에게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사진/전상진)
양재생 회장이 부산시민이 먹는 수돗물의 상수원수로 사용되는 낙동강 하류에 엄청난 녹조가 발생했던 지난 2022년 9월 취수탑이 있는 매리취수장을 방문, 푸른색을 띠고 있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겨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양 회장은 안전한 수돗물 생산을 위해 산청군, 함양군 등의 지리산 계곡에 식수용 댐을 건설해 부산과 동부경남 일대 450만 주민을 위한 상수원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론을 펴왔다. 또 현 정권 핵심관계자에게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사진/전상진)

역대 부산상의 회장 대부분이 두 번 이상 연임을 한 점을 거론하며 ‘연임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짚었다.

양 회장은 “회장에 당선된다면, 저는 3년 단임제를 꼭 실천하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다른 분들 6년(재선) 이상 한 성과를 ‘3년 임기’ 동안에 내고 딱 일어서겠다”며 “제가 지금 만 66세인데 열심히 일할 수 있을 때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다. 열심히 하면 1년도 짧은 기간이 아니다. 제가 과거에 JC(한국청년회의소) 지역회장을 1년간 한 적이 있는데 진짜 열심히 하다 보니 한 10년은 한 것 같았다. 상의회장 임기 3년이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대충 하다 보면 금방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국제공항과 세계 7위의 항만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부산에는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3년 동안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열심히 해도 부산경제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토대를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가 해운·항만·항공·물류업체 종사한지도 50년 가까이 되는데 부산신항만, 가덕도(가덕도신공항 예정지)주변에 골드체인, 2차전지 허브, 반도체단지, 냉동·냉장단지 등 부산의 특성을 살려 잘할 수 있는 게 너무나 많고 생산비가 많이 드는 이웃나라 일본에서 생산하는 것도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 점 등 창의적·혁신적인 성장동력에 대한 방안을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에 건의하고 협력해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며 “당선된다면 저는 이런 일들에 대해 부산상의 회장 직함을 갖고 부산시는 물론 대통령실과 서울·세종시 소재 중앙부처 장·차관을 만나 설득하고 한 가지씩 해결해나갈 자신이 있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 가족이 지난해 8월 25일 부산시청 의전실에서 부산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 ‘나눔 명문가’ 가입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금식 부산사랑의열매 회장, 첫째딸 양은봉씨, 부인 이승희씨, 양재생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둘째딸 양은교씨, 셋째 양우석씨, 정성우 부산아너클럽 회장). (사진/부산사랑의열매 제공)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 가족이 지난해 8월 25일 부산시청 의전실에서 부산사랑의열매 아너 소사이어티 ‘나눔 명문가’ 가입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금식 부산사랑의열매 회장, 첫째딸 양은봉씨, 부인 이승희씨, 양재생 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둘째딸 양은교씨, 셋째 양우석씨, 정성우 부산아너클럽 회장). (사진/부산사랑의열매 제공)

“현 장인화 회장이 이미 연임 의사를 밝힌 터에 경선이 과열될 경우 부산상공계가 되레 분열될 우려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양 회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며 경쟁이 오히려 발전을 촉진한다고 본다”며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친구끼리 경쟁을 통해서 뽑지 않느냐, 저는 장 회장과도 친하게 지낸다. 전임자들 업적을 무조건 배격하는 건 제 삶의 철학과도 맞지 않다. 제가 당선된다면 장 회장이 지난 3년 동안 수행한 업무 중 장점은 취하고 부족했던 점이나 새로운 세계경제 조류에 필요한 점은 과감하게 도입해서 부산경제를 혁신하고 국내외 기업들이 몰려올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점을 거듭 말씀드린다. 저는 지금까지 부산에서 기업활동을 해왔고 12년 전부터 부산상의 회원 및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누구와도 척을 진 적이 없이 원만한 대인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혹시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과도 화합하고 원만하게 지내야 한다는 게 제 인생철학이고 또 반드시 그렇게 할 생각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선이 가져올 상공계 분열과 갈등’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양 회장은 (지역방송사 등이 주관하는)‘무제한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여느 정치인들처럼 무조건 상대방을 까고 하는 건 제 정서에도 맞지 않고 그렇게 살지도 않았다”며 “시간을 정하지 않고 소위 말하는 끝장토론을 통해서 각 후보가 생각하는 부산경제 발전방안, 경제철학, 개인 역량을 충분히 밝히면 부산상의 회원들과 부산시민들이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상공회의소 출입기자 여러분들이 주선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2022년 9월 ‘KNN 낙동강식수원 특별대담’에 참석해 "부산 상수원수에 대해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왼쪽부터 황범 KNN 사회자, 박재호 국회의원, 김과관 교수, 양재생 회장). 서울일보 자료사진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2022년 9월 ‘KNN 낙동강식수원 특별대담’에 참석해 "부산 상수원수에 대해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왼쪽부터 황범 KNN 사회자, 박재호 국회의원, 김과관 교수, 양재생 회장). 서울일보 자료사진

양 회장은 마지막으로 “‘2035부산엑스포’ 유치 재도전을 중앙정부 및 부산시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관례적으로 외부인사가 임명됐던 부산상의 사무총장을 외부 영입이 아니라 내부에서 승진시키는 등 상의 사무국도 동기부여와 혁신을 통해 창의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조직으로 만들어 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일문일답에 앞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출마 인사문’을 통해 ▲국내외 굴지의 대기업을 적극 유치해 글로벌 경제의 중심도시로 부산의 위상을 높이겠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상공인들의 화합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상공인의 권익보호와 지역 경제의 대변기관으로써 상공회의소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상공회의소의 설립의 기본 기능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 ▲부산 발전과 지역사회 공헌에 앞장서는 상공회의소가 되도록 만들겠다 ▲부산상공회의소의 미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는 5가지 공약을 밝혔다.

한편, 부산상의는 2월 하순쯤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3월 10일경 제25대 상의의원 및 회장 선출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선거절차를 보면 1차로 상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의원(120명)을 뽑는 선거를 실시한 뒤, 이 의원들이 참석하는 임시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간접선거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의 선거 결과를 보면 1차 의원선거 결과를 통해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누가 당선될 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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