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시아스합창단 설립자 박옥수 목사 
 그라시아스합창단 설립자 박옥수 목사 

(서울일보/김종석 기자) - 목사님께서는 그라시아스합창단의 설립자이시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전국 순회 공연 일정을 보니 14개 도시에서의 46회 공연이면 참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일정일 것 같은데 합창단의 미소는 항상 끊이지가 않아서 신기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 합창단을 이끌어주시고 계신지요?

우리 합창단은 새벽부터 트레이닝을 시작합니다. 보통의 합창단은 목을 아끼기 위해 새벽부터 연습하지 못하는데, 그라시아스합창단의 단장은 성대를 사용하지 않고 발성하는 법을 연구해서 새벽부터 연습을 해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은 끝없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완벽한 음악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이러한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하루하루 다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신기한 건 그 누구도 이러한 훈련에 불만을 갖거나 인상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들에겐 ‘신앙’이 있기 때문입니다. 끝없는 연습 속에서도 합창단원들은 행복해 하고, 관객들에게 행복한 마음을 선물할 생각을 하며 미소가 끊이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원자로 같은 에너지원이 있습니다. 바로 지구촌 곳곳에 어려움이 닥쳤던 현장에서 함께 어울리며 재난과 고난을 극복했던 사람들 입니다. 합창단은 아이티, 아프리카 등의 오지에 가서 음악 봉사도 꾸준히 해왔습니다. 지진과 폭동이 일어나 아비규환 상황에서도, 거대한 폭풍이 몰아쳐 집이 없어졌는데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다시 일어난 분들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합창단을 지치지 않게 하는 힘은 신앙과 음악이 주는 희망인 것 같습니다.

- 그라시아스합창단이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러브콜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20년 간 꾸준하게 이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여러가지 있겠지만 크리스마스 칸타타는 정말 좋은 노래들을 담았습니다. 그래도 좋은 음악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 그라시아스 합창단흔 특별한 훈련을 통해 독일의 마르크트오버도르프라는 국제 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이 독창은 잘하는 것으로는 알려져 있지만 합창에서 최고상을 받기는 드문 일인데 참 영광스럽습니다.

우리가 크리스마스 캐롤을 불러서 연말에 어려운 분들에게 마음에 평안과 기쁨을 주려고 시작을 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부터 시작했던 공연이 미국에서도 하게 되며 1년에 한 20회 정도 공연을 하면서 굉장히 인기가 좋고요. 실제로 미국 13개주와 도시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의 날”을 선포했습니다. 집집마다 혹은 각자마다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지만 공연을 통해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 속 다양한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실제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함이고 기독교 신앙으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칸타타의 1막은 그러한 예수님의 탄생을 담았습니다. 참된 신앙이라는 것은 나의 행위가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믿음입니다. 저희 교회와 기성 교회의 차이점은 일부 기성 교회는 예수를 믿어도 다 죄인이라 말하고 ‘더러운 죄인이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희 교회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을 때 우리의 모든죄를 감당했다’는 성경 말씀을 믿습니다.

죄악된 세상 속에 사는 사람들의 죄를 씻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태어나셨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죄를 뒤집어쓰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습니다. 성경 로마서 4장 23절, 24절 말씀에 보면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됐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셔서 모든 죄를 대신에 십자가에 못박히셨기 때문에 우리는 ‘의롭다’ 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가 죄인이라면 예수님이 내 죄를 못 사했다는 말이기에, 그 자체는 겸손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 얼마 전엔 인도에서 큰 행사를 치르고 오신 소식을 접했습니다. 대규모집회를 하셨던데 어떻게 그 곳에 초청을 받으실 수 있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오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인도의 뗄루구 언어권(1억 명 이상 사용)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꾸띠 바이블 미션은 인도 전역에 100만여 명의 성도가 있는 교단입니다. 특히 꾸띠 시에 있는 바이블 미션은 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의 기도원(약 7만 5천 평)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는 곳인데요, 이 바이블 미션의 대표인 아드부따 쿠말 목사가 칸타타 공연을 보고 마음을 활짝 여어 자신들의 교회에서도 공연해줄 것을 부탁해오면서 연결이 되었습니다. 아드부따 목사는 “이렇게 예수님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연은 난생 처음이다”며 설립자인 저를 꼭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그렇게 7월, 한국에서 개최한 월드문화캠프에 오셔서 만남을 가졌습니다. 아드부따 목사는 자신의 강대상에 외부 목회자를 초청하지 않기로 잘 알려져있는 목사인데, 크게 감명을 받으셨다며 그분의 교회 83주년 창립기념예배 때 저를 주 강사로 초대해주셔서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30만 명이 함께하는 대규모집회였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18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부터 수많은 차와 버스, 오토바이 등을 타고 오시고,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셨다는 마음이 들고, 그 곳에 초청을 받아 말씀을 전할 수 있어 참 감사했습니다.

-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이 천안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마음을 쏟고 예수님의 존귀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가 갖고 있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욕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록 매우 적은 것이라도 이웃에게 도움을 주며 즐거워하는 삶이 있습니다. 우리들은 그런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인생인지 뒤늦게 깨닫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많은 분들이 변화된 삶을 체험하길 소원합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 찾아주신 천안 시민분들께 무한한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공연을 무대에서 보여주기 위해 더욱 겸손하고 성숙한 합창단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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