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희(박경희 창의성 연구소 소장)
박경희(박경희 창의성 연구소 소장)

인간의 존엄이 사회의 핵심 가치이자 인권의 기본이다. 사회와 국가가 발전하고 사회 복지적 정책에 관심이 깊어 질수록 아동·청소년들의 인권과 주체성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가정폭력 및 아동·청소년의 정서학대 사건을 포함 학습 부적응과 학교 부적응 등 사회적인 규범과 규칙, 통제에 대해 크고 작은 정신건강 스트레스 또한 높아지고 있다.

과거보다는 아동학대나 가정폭력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민감성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동·청소년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이행하고 주권을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안정화되지 않고 있다. 아동·청소년이 가장 행복하고 편안해야 할 장소인 가정환경이 아동학대 발생 장소로 78.8%라고 하는 보고도 있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안정된 가정환경과 사회환경을 만들어 가는 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고 그중 하나가 부모의 역할 및 부모 교육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1. 올바른 부모역할의 부재와 청소년 자율권 박탈

우리는 부모로서 자신을 돌아볼 때 이 사회가 원하는 인간의 모습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리고 내 자녀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 본다. 부모가 원하는 인간의 모습이 곧 사회가 원하는 인간의 모습과 일치할 수 없고, 자녀 개인이 원하는 삶의 모습이 곧 부모가 원하는 모습과 일치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양육자)는 자녀에게 마치 로봇처럼 이행해야할 플랜을 입력하길 원하고 입력한 것을 순서대로 이행했는지를 점검하는 경향이 짙다. 이런 관계안에는 플랜을 순서대로 진행했느냐 아니냐라고 하는 흑백논리만 존재될 가능성 클뿐 자녀가 그 과정을 어떻게 수행했는지, 어떤 감정인지, 어떻게 하고 싶었는지, 불편함은 없었는지, 등 인간으로서 선택해야 하는 개인의 의사 결정권, 개인의 인권은 배제된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 부모의 존재는 자녀에게 절대적 지존이다. 자녀가 어릴수록 그 힘에 크기는 위대하다. 즉, 부모는 자녀의 모든 행동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녀의 어떤 부정적인 행동을 맞닥뜨렸을 때 깜짝 놀라면서 ‘저 녀석은 누굴 닮아서 저런지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이미 일방적으로 지시받고 과제를 수행했을 때만 칭찬이 오는 경험데이터를 어린 시절부터 지속해서 가지고 성장한 경우라면 이 아동·청소년의 자의식에 힘이 자란 상황에서 누굴 닮은 모습이 나왔겠는가 말이다.

자녀는 일반적으로 부모가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발달의 비밀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부모가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어린 것이 뭘 알아’, ‘아직 어려서 모를 거야’, 라며 간과하고 지나치는 부모의 어떤 행동과 말버릇 등이다. 자녀의 비밀은 어리지 않다는 것이다. 영유아도 한 인격체로서 지금 부모에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감각적으로 다 흡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시기에 부모의 역할은 자녀와 상호작용을 통해서 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는 자율권을 존중해 주며,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도록 주체권을 인정하여야 한다. 부모가 자녀 앞에 모델로서 런웨이를 걷듯 주목되고 있는 존재임(모델링)을 깨달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부 우리 부모들이 자녀에게 자신의 역할이 부재하였음을 깨달을 시점이 왔을 때는 자녀의 문제가 한층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이며, 부모는 일탈한 자녀의 행동(흡연, 자해, 도벽, 절도)을 인정할 수 없는 마음에서 황망한 듯 자기 말을 이어간다.

지금까지 다 잘 되어 가고 있었단 말이에요. 어디서부터가 문제였을까요. 왜 우리 아이에게 왜 제 가정의 자녀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제가 무엇을 잘못했을까요. 부모로써 자녀만을 위해서 살았는데요. 해달라는 것은 다 해주고 대화도 해주고 친구처럼 놀아주고 학교 학원 가야 하는 곳 다 데려다주고 저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단 말이에요(231021, 일탈이 시작된 자녀의 부모 인터뷰).

자녀는 이렇게 화답한다.

엄마가 말했어요. 우리 집은 성적순으로 너희를 대할 거야라고요. 공부를 못하는 나는 깨울 때도 발로 차서 깨우고 뚱뚱한 돼지 같다고 말해요. 너무 속상하고 눈물이 나요. 담배가 아니었다면 돼지처럼 먹는 것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살아 있지 않는 것을 선택했거나 엄마를 죽였을지 몰라요. 가끔은 죽이고 경찰서에 가서 자수할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이런 생각을 한 내가 무섭고 눈물 나요. 저는 정신병자일까요.

우리는 이 인터뷰가 모든 일탈 청소년의 부모와 자녀를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인간으로서 자율권을 박탈당하고 존엄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성인도 마찬가지로 정서, 인지, 행동 등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하다.

2. 부모의 역할 및 부모 교육에 대한 새로운 관점 제시

세상은 교육도 복지도 더 나은 세상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이미 우리 사회는 많은 것을 이루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청소년 교육 현장 및 교육 현장의 역할과 가정의 역할은 오히려 과거 시대보다 못한 자녀의 인성 문제와 정신건강의 질병 앓이를 체감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많은 것을 선진화 대열에 올려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소년 정신건강 관련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 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악이다.

21세기는 급변화하는 사회화 그에 따른 사고의 변화 및 가치의 변화가 있다면 이미 과거 20세기 이후부터 아동 청소년이 변화되는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체자가 부모(영육 자) 인 것에 관해서 연구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부모 교육의 필요성은 증폭되기도 하였다. 부모 교육은 아동·청소년의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발달을 촉진하기 위한 요소로 중요한 것이다. 인간의 두뇌 발달이 유전적인 요인뿐 아니라 후천적인 요인으로 영양과 환경적 자극으로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도빙Dobbing과 샌즈Sands는 말했다. 또한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아동이 학교에서 학업태도가 다르게 나타난다고 스완Swan과 스타브로스Stavros는 보고하였으며, 대인관계에서 또한 교사, 양육자, 친구 그리고 주변 인물 중에서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부모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고에도 불구하고 부모 역할에 따른 부모 교육의 사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세상이 변화하고 더 이상 연구할 것이 없다고 할 만큼 아동·청소년의 양육환경과 교육에 있어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교육자, 상담사, 지도사 및 관련 기관 종사자는 명료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내용을 실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은 부모에게는 거리가 먼 페이퍼상 글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현장에서 종종 접한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하면,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부모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아동·청소년이 진정으로 원하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 설계가 필요한 것일까! 우리에게는 기존의 방법보다 더 쉽고 접근이 쉬운 부모 교육의 설계가 필요하고 부모 자체로서 아동·청소년에게 산소 같은 존재로서 환경임을 인식하게 하며, 부모 및 예비 부모 모두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부모 역할 및 부모 교육을 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달 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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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대학교 교육진로 컨설팅 학과 외래교수

▶교육부산하 청소년 모바일 상담센터 슈퍼바이져

▶사)코바 범죄피해자 협회 사례심의 위원

▶청주 법무부 범죄예방센터 분노조절 위초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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