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라빈 하사노브’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 1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라빈 하사노브’ 주한 아제르바이잔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 중앙아시아…카스피해 서안 위치

(서울일보/소정현 기자) 중앙아시아의 국가로 코카서스(Caucasus) 산맥 남부지역, 내해(內海)인 카스피해(Caspian Sea)의 서안에 위치하는 아제르바이잔공화국(Republic of Azerbaijan)은 ‘불’을 뜻하는 페르시아어 아자르(Adhar)와 ‘국가’라는 아랍어 ‘바이잔(Beyqan)’을 결합되어 만들어졌다.

‘러시아·유럽·아시아’의 문화가 융합된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은 북쪽으로 러시아연방의 다게스탄(Dagestan) 자치공화국, 서북쪽으로 조지아(이전 그루지야), 서쪽으로 아르메니아, 남쪽으로 이란과 국경을 접한다. 카스피해 너머로는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이 위치한다.

아제르바이잔은 고대부터 근대까지 페르시아·튀르크 문화권에 속했기 때문에 서아시아·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접점이 많은 편이다. 우즈베키스탄의 항구도시 바쿠(Baku)는 해수면보다 28m 낮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수도이다. 국토 면적은 남한 크기보다 작은 86,600㎢로 인구는 1014만(2021년 세계은행),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388.00 USD(2021년 세계은행)이다.

아제르바이잔 인구의 90% 이상은 튀르크계 아제르바이잔인(아제리인)이다. 그리고 대부분 아제르바이잔인은 튀르크어와 파생관계에 있는 아제르어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터키어를 학습하면, 아제르바이잔어에 쉽게 익숙해진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은 구소련에 오랫동안 영항권 하에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인들은 태반이 이슬람교(96%, 시아파 75%, 수니파 21%)를 믿는데, 이란처럼, 다수가 시아파이다. 아제르바이잔 국기에는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과 별이 들어가지만, 아제르바이잔은 구소련 시절과 튀르키예의 영향을 받아 굉장히 세속화가 되어 종교적으로는 이슬람 국가 같지 않다는 평가이다.

세속적인 이슬람 국가라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히잡’을 착용한 여인들보다 자유롭게 꾸미는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여성 인권도 여타 이슬람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다. 러시아식 음주문화 유입으로 인해 무슬림인데도 음주에 거부감이 거의 없다.

1991년 8월 30일, 소련에서 독립한 아제르바이잔의 행정구역은 59개주(rayon), 11개의 시, 1개의 자치공화국으로 되어 있다. 다시 1개의 ‘나히체반 자치 공화국’(Naxcıvan Muxtar Respublikası)은 7개 구와 1개 시로 나뉜다.

아제르바이잔의 정치 형태는 이원집정부제로 대통령은 직접 선거로 선출되어 임기는 7년 중임제이다. 대통령은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이며, 총리는 ‘알리 아사도프’(Ali Asadov) 이다.

2003년 말에 헤이다르의 아들 ‘일함 알리예프’가 후계자로 지명되어 선거에 승리했고 대통령이 됐다. 일함 알리예프는 2008년 10월 15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으며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2기 집권에 성공하였고, 2009년 3월 18일 실시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에서 대통령직 중임제한 조항 폐지안이 통과됨으로써 영구 집권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입법부 의회는 아제르바이잔어로 ‘밀리메지리스’(Milimeciris)로 불리며 단원제로 임기는 5년이며, 의석수는 125 의석이다. 2002년 8월 헌법개정으로 비례대표제에서 125명 전원을 지역구 직선제로 전환하여 야당세가 현저히 약화되었다. 한국과는 1992년 3월 23일 외교관계를 수립하였다.

2021년 8월 19일, 아제르바이잔을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사히바 가파로바’ 국회의장과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1년 8월 19일, 아제르바이잔을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사히바 가파로바’ 국회의장과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스라엘에 매우 우호적인 관계

2022년 12월 29일,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무흐타르 마마도프’(Mukhtar Mammadov) 아제르바이잔 교육부 차관을 駐이스라엘 대사로 임명했다고 발표하였다.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 시아파 국가 중 처음으로 이스라엘에 대사관을 설치하며 대사관은 텔아비브(Tel Aviv)에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라엘은 1993년부터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Baku)에 대사관을 설치해 운영해왔다.

이렇듯, 아제르바이잔이 이슬람권인데도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이유로는 유대인(산악 유대인)들도 1만명 가량 거주하기 때문이다. 아제르바이잔 북부에는 이스라엘과 미국 밖에서는 가장 큰 유대인 마을로 알려진 ‘그르므즈 개새배’가 위치한다.

현재 이스라엘은 아제르바이잔이 중요한 전략 요충지가 되었다. 바로 이란 핵발전소 공습에 이스라엘 공군기를 배치할 수 있는 이웃 나라이자, 막대한 연료도 책임질 곳이기 때문이다.

스톡홀름 국제 평화 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이스라엘은 자국이 소비한 석유의 약 40%를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수입했다. 반대로 아제르바이잔은 2016년에서 2020년 사이 자국이 수입한 무기의 약 69%를 이스라엘로부터 수입했다.

이러다보니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이스라엘은 일방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의 편을 들어준다. 아르메니아에서 두려워하는 아제르바이잔 무인기는 이스라엘이 제공한 것이다. 또 아제르바이잔군 훈련에 이스라엘군 교관들이 조력했다.

덕분에 아르메니아는 2016년 벌어진 아제르바이잔 사이 국경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이어 속개된 2020년 아르차흐(Artsakh) 전쟁에서도 이스라엘은 아제르바이잔을 전폭 지지했다.

2018년 10월 8일, 제3차 유리시아 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터키를 공식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터키 안탈리아에서 ‘옥타이 아사도프’ 아제르바이잔 국회의장과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8년 10월 8일, 제3차 유리시아 국회의장 회의 참석차 터키를 공식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이 터키 안탈리아에서 ‘옥타이 아사도프’ 아제르바이잔 국회의장과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19세기 중반 ‘세계 최초의 유전’

현재 석유가스를 비롯한 에너지산업은 아제르바이잔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아제르바이잔 전체 산업 중 80%는 원유 및 천연가스의 채굴, 정유와 연결되어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전체 수출의 95%, 정부 재정 수입의 75%를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지표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천연가스로 지역 곳곳에서 불을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지역적 특성으로 불을 숭배하는 조로아스터교가 성행하였다.

코카서스 남부, 카스피해 서안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은 19세기 중반 세계 최초로 유전이 개발된 곳이다. 1848년 세계 최초로 바쿠 유전이 개발되어, 석유산업이 꾸준히 발전하였다. 20세기에 그 불은 석유-가스 산업으로 활활 타올라, 아제르바이잔의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카스피해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가스는 아제르바이잔에 놓인 파이프라인들을 통해 서유럽 등으로 보내진다. 아제르바이잔에는 모두 7개의 석유관·가스관이 지난다. 특히 2005년 5월 완공된 BTC 라인은 아제르바이잔의 바쿠(Baku)~조지아 트빌리시(Tbilisi)~터키 제이한(Ceyhan) 3국을 잇는 길이 1768km의 송유관이다.

이처럼, 독립 이후 아제르바이잔은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중심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하였다. 최근 아제르바이잔은 석유 의존 경제의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의 육성을 통해 산업과 경제다변화를 국가발전의 핵심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이 경제다변화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은 2005-2014년 동안 고유가 시기에 축적한 석유기금(SOFAZ) 이다. 이 시기 아제르바이잔은 석유가스 판매를 통해 약 1,250억 달러의 소득을 얻게 되고, 이 중 28%인 350억 달러를 전략자금으로 비축하여, 국가의 다른 경제 부문에 투자하였다. 2012-2015년 간 도시재생에 약 180억 달러를 지출하였고, 정부 1년 예산의 35% 정도를 인프라와 건설프로젝트에 할당하였다.

특히 2012년 아제르바이잔은 석유 중심의 경제에서 탈피하고 지구화(Globalization)와 지역 통합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비전 2020’을 채택하였다. 비전 2020의 주요 목표는 석유와 천연가스에 집중된 경제를 다각화하고, 탄소 자원의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비석유 부분의 성장을 촉진하며, 신기술을 통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아제르바이잔은 운송 및 물류 인프라 개선,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 인적 자원의 개발 등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가고 있다

2022년 11월 25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와 신일희 계명대 총장(공동의장), 바시프 알리에쁘 주한 아제르바이잔 참사관이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2 대구·경북국제교류협의회 친선의 밤’ 행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2년 11월 25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와 신일희 계명대 총장(공동의장), 바시프 알리에쁘 주한 아제르바이잔 참사관이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2 대구·경북국제교류협의회 친선의 밤’ 행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新실크로드 ‘교통물류 허브’ 구축

앞서 언급된 ‘2020 국가전략’을 통하여 아제르바이잔은 석유와 천연가스에 집중된 국가의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을 갖추기 위해서 유라시아의 교통물류의 허브이자 지역 산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려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운송회랑(International Transport Corridor, INSTC)은 인도, 이란,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중앙아시아 및 유럽 간 화물 이동을 위한 7,200km 길이의 선박과 철도 및 도로 경로의 다중 모드 네트워크이다. 실제로, 아제르바이잔은 교통 물류의 허브로서 다양한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

그 핵심전략 중 하나가 ‘서부 유라시아의 교통물류 허브’ 구축이다. 카스피 해 너머 동쪽으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와 맞닿아 있고, 서쪽으로는 터키와 동유럽과 인접하며, 북으로는 러시아, 남으로는 이란과 접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를 중심으로 반경 1,000킬로미터 안에 고대부터 동-서를 가로지르는 실크로드와 남북을 잇는 교통회랑의 중심에 포진하고 있다.

따라서 아제르바이잔은 수도인 바쿠를 중심으로 육상, 해상, 항공 운송을 모두 포괄하는 복합 교통 및 물류 운송, 그리고 제조업 상품 운송을 수행하는 큰 청사진을 구축했다. 후속 조치로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기존의 인프라 시설을 혁신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항구를 조성했으며, 철도 노선과 이를 뒷받침할 도로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아울러 아제르바이잔은 유럽을 육로로 연결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플랜을 자국에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국제물류에서 코카서스 지역의 평지라는 지형적인 이점과 더불어 ‘육상·해운·항공’ 모두 활용 가능한 물류 인프라는 아제르바이잔이 지닌 최고의 강점이다.

2013년 8월 23일, 불의 나라인 아제르바이잔 민속 공연이 경주엑스포 내 백결공연장에서 민속무용 및 음악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사진/뉴시스) 
2013년 8월 23일, 불의 나라인 아제르바이잔 민속 공연이 경주엑스포 내 백결공연장에서 민속무용 및 음악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사진/뉴시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