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김성대

쌀쌀한 바람에

응어리졌던 그리움

가슴 깊숙이 간작한

태산泰山 같았던 사랑

내 가는 길을 막는다면

기어이 뚫고 가리라

 

끝나지 않은

인연因緣이라면 어떻게든지

간절懇切한 온정溫情을 주어

살리려 노력努力하되

끝나버린 인연이라면

겨자씨 같은 미련未練이라도

마음에 두지 마라

 

서로 노력努力 없는

잊힌 인연이라면

이 세상에는

신의 한 수 정석定石 같은

인생은 없다

 

잠들기 전에

늘 생각나는 사람

깊이 사랑할 수 없는 슬픔에

긴 한숨을 쉬다가 창밖을 보니

주적주적 겨울비 구슬퍼

눈물 되어 서성이다

깃들지 못한 마음밭을

눅눅하게 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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