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지도부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지도부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일보/도한우 기자) 영남권 출신의 당내 최다선(5선)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준석 전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 결과로 인해 당 비상대책위원장에서 물러난 지 약 한 달 만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원내대표 및 국회 운영위원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표결을 통해 주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뽑았다. 열세로 보였던 이용호 의원도 깜짝 선방했다.

이날 투표에는 당내 의원 115명 중 106명이 참여했다. 주 의원이 61표, 이 의원 42표, 무효표는 3표로 집계됐다. 주 원내대표 임기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임기인 내년 4월까지다.

양자 대결을 벌인 재선의 이 의원은 열세라는 예상을 깨고 예상밖 선전을 보였다. 이 의원의 선전에는 권 전 원내대표 등이 주도한 주 의원 추대 분위기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에 대한 당내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에 이어 원내대표를 맡게 되는 것과 원내대표를 2차례나 하게 되는 것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긴 고심 끝에 이 자리에 섰다. 이미 한번 원내대표를 했기 때문에 다시 원내대표를 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않았다”며 “더구나 오랜 고심 끝에 맡았던 비대위원장 직무가 정지돼 사퇴한 마당에, 당분간은 어떤 당직도 맡지 않고 국회연금개혁특위에만 집중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우리당의 위기가 완전히 수습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우리당 상황에서는 저의 역할이 꼭 필요하니 이 역할을 피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고 출마 당위를 강조했다.

이 의원의 선전에는 ‘윤심(尹心)’ 논란에 대한 피로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중견 발표에서 ‘주호영 추대론’을 겨냥해 “윤심 때문에 상당 헷갈리셨을 텐데 저는 ‘윤심’인지 ‘권심’인지 잘 모르겠다”며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선생님 의중 따라서 가지 않는다”며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윤계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당·무소속을 거쳐 대선 때인 지난 12월 7일 입당해 이날이 입당 287일 째에 불과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당선 인사말을 통해 “이 의원이 당에 신선한 바람 불러일으키기 위해 많이 노력하셨는데 이 의원을 격려해주시고 한 것도 당의 역동성으로 삼아 우리당이 더욱 역동적이고 하나되고 백드롭처럼 다함께 앞으로 나가는 그런 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을 앞장서 이끈단 생각 안 한다. 우리 일본 속담에 세 사람만 모여도 문수의 죄가 생긴다는 말이 있다”며 “여러 사람이 모여 상의하고 논의하다 보면 가장 좋은 방법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이어 “언제든 의견 내주고 찾아주셔서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일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 원망과 감사의 말씀을 함께 드린다”고 말했다.

향후 당 운영 방향에 대해선 “우선 당이 안정돼야겠고 그 다음 외연 확장을 통해 지지율을 올려야겠다”면서 “외연 확장은 약자와의 동행, 호남 동행, 그 다음 청년 정치 참여, 빈부 격차 해소 등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해서 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당장 정기국회 관련 현안은 압도적 다수인 야당의 공세를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 그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의총을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추구했던 당의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국민들이 볼 때 우리 당이 더욱 역동적으로, 어떤 절차적인 정당성 찾아가며 어려울수록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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