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현대예술은 또 무엇일까? 선택된 사람들만이 하는 장르라고 모두가 말하진 않는다. 하지만 예술을 한다고 하고, 예술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우리 내면속에 자라잡고있는 예술적 DNA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예술을 일반인들이 꿈도 꾸지 못하는 기술의 향연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다. 현대미술은 일상의 사물에 다가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시말하면 현대미술은 일상을 닮아간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일상과의 거리를 최대한 벌려서 독창적이고 독특한 아우라를 획득하는 것이 과거의 예술이라면, 현대미술은 그 거리를 최대한 좁혀서 일상을 모방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담장이나 과일, 꽃과 나무, 공원의 벤치 등...모두가 일상에서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이들 모두는 미술의 좋은 소재이자 대상이 된다.

하지만 예술이란 단순히 일상을 재현하는 것이 목적인 행위는 아니다. 그래서 현대미술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반복되는 것은 새로운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물어볼 것도 많고 들어야할 것도 많다 .정치도, 경제도, 스포츠도 하물여 한나라의 품격을 판단케하는 문화라면 더욱 그렇다.

<서울일보>가 지난 3일 본사 스튜디오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위해 오랫동안 기획하고 누구보다 그 시간을 꿈꾸어왔을 한 사람, 김지인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추진단장을 만나 잠시 이야기 나눠봤다.

서울일보가 지난 3일 본사 스튜디오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기획한 김지인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추진단장을 만나 잠시 이야기 나눠봤다.
서울일보가 지난 3일 본사 스튜디오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기획한 김지인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추진단장을 만나 잠시 이야기 나눠봤다.

Q: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어떠한 행사인가요?

▶김지인 단장: 우리가 평상시 국내에서도 익숙한 '비엔날레(biennale)'는 많이 들어 알고 있습니다. 비엔날레는 광주를 시작으로, 부산, 청주, 제주 등 주로 광역이 기준이되는 도시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엔날레는 주로 2년마다 하는 문화행사를 말하고, 동일한 목적으로 3년마다 진행하는 문화적 국제행사"를 트리엔날레(triennale)라고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이나 일본에서 4년마다 열리는 '콰드리엔날레(Quadrienanale)'도 있습니다. 저희 통영에서는 3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시회인 국제트리엔날레를 준비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통영국제트리엔날레' 행사를 진행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지인 단장: 통영이라는 도시자체는 특히 통영하면 생각나는 예술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통영에서 태어난 유명한 선생님들은 ‘한국의 피카소’ 전혁림, 피아노를 위한 5개의 소품과 7개의 악기를 위한 음악으로 세계 음악계에서 이름을 알린 윤이상, 청마 유치환, 빈민가, 철조망, 대추나무, 흑룡강, 북진대, 흔들리는 지축, 한강은 흐른다, 논개 등의 작가 유치진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꽃의 시인인 김춘수와 초적, 의상, 느티나무의 말 등을 저술한 초정 김상옥, ‘한국문학의 대모’ 박경리 선생 등 이모든 분들이 통영에서 나고 통영에서 자라서 활동하신 분들 입니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곳이 통영이고 통영은 명실공히 예술가의 도시입니다. 통영이 이렇듯 "예술가의 도시이지만, 정작 기존의 산업이라고 하는 것이 조선업과 수산업이 전부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통영에서 "조선업과 수산업이 몰락하면서, 도시의 대전환이 필요했고, 조선업과 수산업이 전부다라고 할 수 있는 통영에서 예술인들은 통영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어떤산업이 접목 되어야 할까"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통영에 문화예술과 관광산업을 연계해 문화예술을 베이스로 하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서 도시를 전환"하자. 이런 등등을 계기로 트리엔날레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Q: 국제 예술 행사 진행에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김지인 단장: 12만 5천의 작은 소도시에서 "문화예술 중심의 메가이벤트를 통해 비엔날레, 트리엔날레를 개최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닙니다. 특히 "장소와 예산 부분 등 행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통영이 갖고있는 "문화적 DNA 그리고 통영이 갖고있는 문화예술의 역사성 등 문화예술인들이 많이 배출된 영향"을 고려했을때 "3년에 한번씪 진행하는 트리엔날레를 통해서 통영의 새로운 DNA를 발굴하고 전통문화예술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통해서 통영이 갖고있는 많은 예술가들의 영향들을 이 트리엔날레라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2022년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Q: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주요 프로그램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김지인 단장: 통영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도전하고 있어 "기존의 비엔날레, 트리엔날레가 갖고있는 미술을 베이스로 음악, 무용, 미디어까지 포함한 다양한 융복합 장르를 목표로 해서 하나는 비엔날레와 트리앤날레가 갖고있는 본원적인 기능인 세계문화예술의 트렌드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제전시와 통영의 570여 섬과 연계한 섬 연계전시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통영에는 도립이나 시립 미술관이 없습니다. 다만 통영을 대표하는 미술전시관"이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 전혁림 미술관이고, 다른 한 곳은 옷칠 미술관입니다. 이런 "두개의 미술관을 중심으로 하는 기획전시"도 통영국제트리엔날레의 일부분 입니다. 그리고 통영에는 다양한 장르의 많은 예술가들이 현재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통영의 문화예술 16개 단체, 그리고 200여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는 가칭 통영 골목 트리엔날레"도 있습니다. 통영 골목 트리엔날레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역 연계전시까지 4가지 전시를 중심으로 현재 통영국제트리엔날레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Q: 통영국제트리엔날레의 진행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김지인 단장: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3월 18일날 개막을 해서 52일간 5월 8일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시점으로는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5월 8일에 폐막이 되고나면 통영트리엔날레는 여기서 멈추는게 아닙니다. "2회 3회 지속되는 트리엔날레가 되기 위해서 5월 8일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현재 계획중인 또다른 전시인 포스트-트리엔날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통영의 섬 전시와 통영의 전시중에서 아쉬움이 남는 전시를 다시 기획해서 포스트-트리엔날레라는 이름으로 "오는 9월과 10월까지 연속성을 갖는 전시와 공연을 도시 곳곳에서 지속가능하게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Q: 통영국제비엔날레를 통해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김지인 단장: 문화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무형의 자산입니다. "공장처럼 제품을 찎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트리엔날레를 통해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물어보셨을때 사실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라는 상징성 때문에 예술작품 보다는
먼저 사람"을 남기고 싶습니다. 저희들이 사람을 남긴다고 하는 것을 다른 표현으로 하면 "비엔날레키즈, 또는 트리엔날레키즈라고 표현"합니다. "통영같은 12만 5천 명의 소도시에서는 대도시나 수도권처럼 문화를 향유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통영에 있는 많은 초등학교 학생들과 유치원 아이들,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활발하게 트리엔날레를 관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람하고 자원봉사 스텝으로 참여했던 친구들이 아마도 2회, 3회, 4회, 5회정도가 되면 저희 추진단의 직원이 될 수도 있고, 아마 예술감독으로, 또는 큐레이터로, 작가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런부분들이 결국은 "미래에 새로운 예술인력들을 창출하고 새로운 트렌날레키즈로서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 듭니다. 그래서 "첫번째는 사람"을 남기고 싶습니다. "두번째는 이 트리엔날레를 통해서 통영이 문화예술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문화예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이 통영을 방문 하셨을때 "주로 관광지로서 동필항, 루지, 케이블카를 많이 연상을 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통해서 예술여행지로서의 통영의 의미, 예술가의 도시로서의 통영의 의미들을 이번 통영트리엔날레가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신하식 서울일보 사회부국장: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울 정도로 아름다고 유명한 곳"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문화와 예술이 좀더 발전되어지고 지역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쳐서 단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새로운 꿈나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귀한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우리는 인구 대비 문화예술인이 많기로 소문난 예향의 도시이자 길가에 서 있는 벅수(장승)조차도 시 한 수 거뜬히 한다는 작은 항구도시 통영에서 세계적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정도로 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기획한 김지인 단장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광경영·문화관광·전시컨벤션·관광커뮤니티 분야 초빙교수로도 활동해온 김지인 단장은 사실, 연구자‧문화기획자로 여수세계박람회, F1국제자동차대회, 광주 光엑스포 등 국내외 국제행사 실행계획수립에 참여해 온 베테랑 기획자다.

통영과는 2008년 중앙정부 섬 관련 발전계획 프로젝트에서 섬 연구를 진행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8년부터 지역 문화예술, 관광, 도시재생 분야 정책자문‧사업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통영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선포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점이모여 선을 이루듯 이번 국제트리엔날레는 통영의 역사적, 예술적 가치를 국내와 세계에 알리고 확산하는 동시에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과 문화예술인, 나아가 통영의 모든 주민들이 직접 경험하고 참여하는 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가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잘 마무리되기를 기원해 본다.

한편 트리엔날레란 ‘3년마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3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 전시회를 가리킨다.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미술, 음악, 무용, 연극, 미디어아트, 융복합 예술작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통합형 트리엔날레로, 2022년 3월 18일부터
전시 및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영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3월18일부터 5월8일까지 52일간 개최되는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통영의 섬·바람(the sea, the seeds)'을 주제로 통영 일대와 한산도, 사량도, 연화도 등에서 펼쳐진다.
주제전 외에 △공예 특별전 ‘수작수작(手作秀作)’, △전혁림 특별전, △옻칠 특별전 등의 기획전과 △섬 연계 전시, △지역연계전시공연 등도 진행된다. 전통부터 현대를 잇는 한국 공예의 발전을 함축적으로 볼 수 있는 사전 전시도 열린다.

특히 이번 행사는 섬을 매개로 한 국내 최초의 통합형 국제예술제다. 11개국 35팀이 주제전에 참여해 △미술과 △음악, △무용, △미디어아트 등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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