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나가노의 치쿠마 강 제방이 제19호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무너져 인근 주거 지역이 침수돼 있다. 나가노=AP/뉴시스

(이진화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생긴 방사성 폐기물이 홍수로 유실됐다. 강력한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기록적인 폭우 때문이다.

13일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다무라 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오염 제거 작업으로 수거한 방사성 폐기물을 담은 자루가 전날 인근 하천으로 유실됐다고 밝혔다.

임시 보관소에 있던 폐기물 자루는 원전 인근 후루미치가와 강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시 당국은 강 하류 500m까지 수색해 유실된 자루 중 10개를 회수했다. 해당 보관소에는 폐기물 자루가 2667개 있었다. 하지만 몇 개가 유실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폐기물 자루에는 오염 제거 작업을 하며 수거한 풀이나 나무 등이 들어 있다.

2015년 9월 동일본 지역에 폭우가 내렸을 때도 후쿠시마 원전 폐기물 자루 439개가 인근 하천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한편 일본을 강타한 태풍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기비스는 12일 밤부터 13일 새벽에 걸쳐 도카이, 간토, 도호쿠 지방을 휩쓸었다. 특히 하기비스는 기록적인 폭우를 몰고오면서 동 일본 지역에서 총 142개의 하천이 범람했다. 

하기비스로 인한 사망자는 30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는 31명,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5명, 요미우리 신문은 34명으로 보도했다. 태풍의 피해가 커지면서 당국의 집계는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종자는 15명,  부상자는 177명으로 파악됐다.

하기비스의 ‘물 폭탄’에 나가노 시에 있는 JR히가시니혼 신칸센 차량기지가 침수돼 차량들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속출했다. 14일 오전 6시 기준 도쿄 등 수도권에서 5만 2200가구의 정전이 계속되고 있다.

또 14일 열릴 예정이었던 자위대 관함식이 결국 취소됐다. 자위대는 지난 12~13일 사전공개 및 관함식 당일 승함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함정을 특별 공개했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