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16일 제1차 최고위원, 시도당위원장, 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진화 기자) 민주평화당과 평화당에서 탈당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가 분열 이후에 더 티격태격하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상대측을 내버려 둘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열 전의 평화당은 호남정당임을 자처하며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일대일 대결 구도를 형성해 승리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제는 두 세력이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평화당과 대안정치 간 신경전은 대안정치가 탈당을 선언한 지난 8일 이후부터 지속돼왔다.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는 대안정치를 향해 ‘탈당 명분이 없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독설을 날렸다. 유성엽 임시대표 등 대안정치는 “정 대표가 애매한 정치노선을 내세워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태극기부대보다 못한 지지율을 보이는데 이보다 더한 명분이 필요한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탈당 시기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대안정치는 당초 이달 12일 탈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2일 탈당하면 정당보조금 규모(6억4000만원 상당)가 현격히 줄어들어 당직자들의 급여 지급 등 당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지난 16일 탈당계를 처리했다.

당권파는 이를 놓고 정당보조금 지급 전 탈당하는 것이 당권파의 자금줄을 옥죄기 위해서라고 보았다. 반면 대안정치는 온전히 당직자들을 위해 탈당 날짜를 16일로 바꾼 것이었다고 맞섰다.  

정동영 대표는 지난 16일 대안정치의 탈당이 처리되자마자 현 상황을 비상사태로 규정했다.  16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중앙당 및 시·도당 사무처, 민주평화연구원의 예산 지출을 일시 중단했다. 그러면서 언제든 나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 당무를 계속 맡기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탈당 전후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정 대표 측은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 대안정치가 탈당을 선언한 이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두 배 올라 5%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고 호남에서도 민주당에 이어 2위로 기록돼 내년 총선 승리의 희망이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안정치는 지상파 3사가 진행한 여론조사 등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는 탈당 이후 평화당 지지율이 반 토막 났다고 대응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양측의 이러한 신경전이 총선 전까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두 집단은 호남정당, DJ정신 계승의 적통, 민주당의 대안 세력 등 컨셉트가 동일하다. 그렇다면 호남에서 지지율 1위인 민주당과 맞서 이길 가능성은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안정치 워크숍에서 유성엽 대표가 참석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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