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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송정역장 김병기

요즘 한창 야구시즌이 본격화되었다.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 선수의 최고 구속이 150Km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런데 2015년 1월 광주송정역에서 용산까지 개통 예정인 KTX 운행 속도는 330Km 이상인 것을 비교하면 실감이 나는 비교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30년 전 광주송정역에서 역무원 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KTX 속도의 변화만큼이나 주변 환경이 변화했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아직 환경은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필자가 광주 송정역에 처음 부임했을 때 동료 직원들과 막걸리를 나눴던 골목이 그대로 존재하고,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철도 관사 건물이 세월의 흐름에도 아랑곳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철도의 속도 혁명은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을 향해 질주해 온 것이다. 작년 10월 1일은 광주송정역이 영업을 개시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지난 30 전에 기차는 완행이라는 기차가 있었는데 용산까지 12시간이 소요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내년 개통 예정인 KTX는 1시간 3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니 학창시절 들었던 일일생활권이 아니라 서울 직장을 출퇴근이 가능한 시대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를 두고 한편에서 의료 쇼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에 대한 빨대 효과를 염려하는 부분도 있지만 모르는 소리다.

공업지역 개발로 대기 오염과 공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천연 그대로의 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이 지역의 전혀 오염되지 않는 산과 바다를 무기로 새로운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힐링 산업이 본격화되어 그동안 소외되었던 천혜의 자연이 그 이상의 보상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원을 무기로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스토리 텔링을 통한 3차 고 부가 서비스를 개발하여 선보임으로써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연스레 이곳을 찾게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필자는 호남고속철도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싶다.

아직은 일제 강점기에 곡창 호남의 농산물 반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구불구불 돌아가는 호남선을 최대한 직선화하는 개량사업을 통해 새마을호가 들어 왔고 2004년 KTX까지 투입되었지만 300Km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음에도 선로 사정상 속도를 낼 수 없었으나 내년 개통예정인 고속철도는 기존의 일반 철도와는 완전 별개의 선로를 부설하여 KTX 열차를 운행하여 안전과 속도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운행된다.

다시 말하면 일반철도는 기존선로를 통해 운행하고 KTX는 별개의 선로를 만들어 운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첨단 시설과 친환경적인 새로운 역사를 4층 규모로 최대 약 1만 5천 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신축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크게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 역사가 신축되고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어 이용객이 대폭 증가 할 텐데 교통 혼잡과 철도 이용객에 대한 주차 설비가 부족하여 불편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광주송정리역 옆에 복합 환승센타를 건립할 계획을 광주광역시에서 추진하고 있지만 완공할 때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당장 2015년 1월에 개통 예정인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맞추어 주변 개발이 뒤따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호남고속철도 개통은 호남지역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을 가져오게 되는데 과연 그 호기를 이 지역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필자는 이러한 염려를 광주 광역시 호남고속철도 개통대비 시민단체 교통분과 위원회에 참석하여 지하철이 지나지 않는 지역에서 광주송정역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 노선 개편과 교통체증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개진 한 바 있으며, 광주송정역 철도 용지에 단 한 평이라도 여력이 있는 곳은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 하고 있다.

광주송정역은 단순히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호기뿐만이 아니라 나주 혁신도시의 한전을 비롯한 국가기관 단체 17개, 약 7천 명, 전체 인구 5만의 새로운 도시가 조성되고 있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광주송정역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새로운 인구 유입에 대한 각종 생활, 문화, 레저의 수요를 해소하고 처리할 수 있는 다각적인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야 광주송정역에 대한 이용과 적절한 수요 예측, 새로운 방문객 수요 창출로 바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앞으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면 주차장 부지 부족에 대해서는 2층 주차장을 건립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고, 공군부대 뒤편 우회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여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부분도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광주송정리역에서 10분 이내의 거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는 국창 임방울 기념관을 건립, 상시 공연과 매일 시장과 5일장을 활용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생각할 수 있겠다. 먹거리로 떡갈비 거리를 활성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광굴비 판매장, 영광 모시 떡 판매장, 장흥 표고버섯, 나주 배, 무안 낙지 등 우리 지역의 특산물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전문매장이 하나 정도 갖추어지기를 바란다.

광주송정역이 위치한 광산구의 발전만이 아니라 호남 모든 지역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교통 요충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마지막으로 버스와 철도는 한때 상극적인 교통 대립관계에 있다는 시각을 가진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장벽이 하나씩 허물어지고 있다.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상대의 장점을 살려 상호 윈윈하는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송정역이 개통되면 장거리 손님은 철도를 이용하고, 도착하는 손님을 서남권 전역의 시외버스가 역을 경유하여 손님을 이동하는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서로에게 더할 나위 없는 동반자가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광주송정역 개통 약 8개월을 앞두고 꿈꿔온 한양 천 리 길을 한 시간대에 달릴 수 있는 호남고속철도 건설현장 한가운데 있는 역장으로서 무한한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하루하루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설렌다. 100년을 기다려 피어나는 광주송정역 호남고속철도 개통의 꽃을 만개할 날을 기다리며 우리가 할 것이 무엇인가를 차근차근 깊이 있게 생각해 본다.

또한, 우리는 지역 고유의 아름다움과 문화예술의 고장답게 편한 쉼터를 만들어 정서적인 함양을 지속해서 전시공간을 활용할 만반의 준비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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