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대 일본 경쟁력이 열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박진우 기자)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대 일본 경쟁력이 열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주력 산업 간 경쟁력 격차가 개선되고 있으나 그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 따르면 섬유류 및 생활용품 산업 등 경공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화학공업에서 일본에 대해 경쟁력 열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밝혔다.

보고서는 화학, 플라스틱, 고무·가죽, 기계 산업을 ‘절대 열위’로 평가했다. 이밖에 전기·전자 산업은 최근 경쟁력이 급락해 ‘열위’로 떨어졌다. 정밀 기계 산업 역시 개선될 조짐이 없었다.

반도체산업도 전체적으로는 ‘절대 열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산업의 대 일본 수출액은 2000년 31억7,000만 달러에서 2018년 12억4,000만 달러로 줄어든 반면, 수입액은 42억9,000만 달러에서 45억2,000만 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절대 우위를 보였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상당 기간 절대 열위에 있으며, 그 격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의 일본 수출액은 2000년 약 1,000만 달러에서 2018년 3,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반면 수입액은 2000년 4,000만 달러에서 2018년 12억3,000만 달러로 30배 가까이 커졌다.

가전은 열세에서 우위로 전환됐고, 무선통신기기는 2010년 이후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공업인 섬유·의류 산업은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한국의 대 일본 경상수지는 통계로 제공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적자 폭은 220억 달러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10여 년 동안 상품수지 적자는 큰 변동이 없으나 서비스수지는 2015년을 기점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최근 10년 동안 무역적자 규모는 연평균 260억 달러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 간 교역의 위상은 어떨까.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일본은 한국의 제5위 수출국, 제3위 수입국이다. 특히 한국의 전체 교역대상국 261개국 중 최대 무역 적자국이다. 반대로 한국은 일본의 제3위 수출국, 제5위 수입국이며 일본의 전체 교역대상국 중 3번째로 많은 무역흑자국이다.

우리나라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일본이 한국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73년 38.5%에서 지난해에는 5%에 불과했다.

국내 산업의 일본 의존도는 플라스틱·고무 및 가죽, 기계, 금속, 화학 등에서 높았다. 일본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은 48개로, 수입액은 27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 광물성 생산품(10억9,000만 달러0, 화학공업 또는 연관 공업 생산품(5억4,000만 달러), 플라스틱과 고무(5억1,000만 달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산업경쟁력을 국가 전략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경제, 산업정책의 정립이 필요하다"며 "보호무역주의의 타깃이 무역자체에서 기술로 전환되는 추세에 대응해 핵심 소재 및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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