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화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제헌절을 기념식과 관련해서는 "71년 전인 1948년 오늘 5·10 총선거를 통해서 선출된 198명의 제헌 국회의원들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우리 국민은 여러 차례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내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일궈낼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87년 대통령 직선체제로 만들어진 양당 체제하에서 모든 정치는 정권 투쟁으로만 이어져서 타협과 공존 없이 극한 대결의 장이 되었다"며 "정치가 국론통합과 국민의 화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국가발전에 이바지하지 못하면서 국민의 빈축만 사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이제 우리는 분열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의 정치를 이뤄내야 한다. 투쟁의 정치가 아니라 합의의 민주주의를 이뤄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거대양당의 횡포 아래 전개되는 대결의 정치가 아니라, 다당제를 기초한 연합정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해서는 "이러한 합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다"며 "거대 양당은 우리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선거제도 개편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합의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개헌에 나서주시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아울러 "대한민국도 이제 분권과 다원적 민주주의의 시대정신에 걸맞은 정치구조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는 71주년 제헌절을 맞아 권력구조 개편과 선거제 개혁을 제도화하는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의 바른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국민 여러분 앞에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거듭 밝혔다.

손 대표는 18일로 다가온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과 관련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만약 대통령이 여야 정치권을 통해 국민 감정, 대일 감정을 앞세우는 합의를 추구한다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어 "내일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담이 열린다. 제가 대표가 된 뒤 처음이고 14개월만의 회담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며 "그러나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손 대표는 또 "일본의 수출 규제로 경직된 한일 관계를 풀어가야 할 과제를 두고 열리는 회담인 만큼 해법이 나와야 하는데 과연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5당 대표들 모두 대통령에 도전했거나 꿈 가진, 나름 국가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다. 대통령이 혹시라도 이를테면 여야 간 대일본 결의안 합의를 기대한다면 그건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대통령은 수보회의에서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를 경고한다고 이야기했다. 어제 민주당 당청 연석회의에서 정의용 실장은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매우 심각하고 무모한 도전이라고 얘기했다"며 "청와대 참모, 여당 주요 인사들 사이에서 죽창가, 의병 등 감정적인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아울러 "만약 대통령이 여야 정치권을 통해 국민감정, 대일 감정을 앞세우는 합의를 추구한다면 이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걱정이다"며 "무작정 대결보다 해결책을 찾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또한 "5당 대표와의 회담이 자칫 정쟁 연장이 아니라 난마와 같이 얽힌 정치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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