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오전 인천 남동공단 한 업체에서 열린 남동공단 중소기업 대표자 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나 살고 너 죽자 독한 말 쏟아내

‘독재자의 후예’ 발언 아팠는지

최소한 예의도 없이 대통령 흠집

안보·북한 내세우며 지지층 결집

민생 정책도 시늉뿐 이라며 폄훼

민경욱 대변인도 ‘박쥐’에 빗대

(이진화 기자) 자유한국당의 막말 퍼레이드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정치권은 나 살고 너 죽자는 식의 독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는 사라지고 혐오만 남기며 지지층 결집에만 신경을 쓰는 형국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1일 민생투쟁 대장정 15일째를 맞아 인천을 찾아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가 요구한다. 김정은에게 독재자의 진짜 후예라고 말씀해 달라"고 요구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서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 황당해서 대꾸도 안 한다"며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대변인 짓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최소한의 예의도, 기본적인 역사인식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일말의 책임의식도 없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황 대표의 이날 발언은 지난 18일 5·18 민중항쟁 39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의 후예’ 발언이 아팠는지 이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 정부가 우리나라를 총체적인 난국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경제 다 망가지고 민생 챙기지 않고 있다. 이제 좀 나서서 경제 살리겠다, 민생 챙기겠다고 하는데 시늉뿐이다"라며 정부 정책을 폄훼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정부가 안보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북한 퍼주기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가 군사 훈련을 하려면 북한에 신고해야 하고, 총포 쓰려고 해도 북한에 신고한다면 제대로 된 훈련이 되겠는가. 비행기 하나 띄워서 정찰하려고 해도 북한에 알려주면 정찰이 되겠느냐"며 남북군사협정 폐기를 촉구했다.

황 대표는 "얼마 전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두 번 발사했는데 그것을 미사일이라고 말도 못하고 발사체라고 하는 정부"라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니까 대한민국 안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핵개발하고 그 핵을 탑재해서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개발해서 쏘고 실험하며 완성시켜나가고 있다"며 "(사거리) 400㎞의 미사일을 쏘면 우리나라 전역이 다 피격대상이 된다. 이런 상황인데 우리가 온힘을 가지고 (미사일을) 막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도 (정부는) 북한 퍼주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5당 대표 회동과 관련, "북한의 식량 공급 문제를 논의하자고 5당 면담을 하자고 하는데 지금 그걸 논의할 때인가"라며 "북한이 미사일 쏜 며칠 뒤에 이런 얘기하고 있으니 제가 그런 회담에 응할 수 있겠나. 그래서 저는 단독회담을 하자고 그랬더니 그건 피하고 있다"며 청와대로 책임을 돌렸다.

황 대표는 이날 인천에 지역구를 둔 안상수·윤상현·민경욱 의원, 당협위원장 등과 함께 자유공원을 찾아 맥아더동상에 헌화했다. 황 대표 명의의 화환에는 '우리는 인천상륙작전을 언제나 기억할 겁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인천상륙작전은 우리나라의 명운을 살려낸 귀한 작전이었다. 세계 전사에도 남는 혁혁한 성과를 남긴 전쟁이었다"며 "우리 국민들도 위대한 국민이 많이 있었지만 이 땅을 살린 자유우방 혈맹의 많은 영웅들을 우리가 기리고 또 잊지 않아야 한다. 폄훼하는 것은 정말 안 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인천 시민 200여명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민생투쟁 일환으로 인천을 찾은 황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며 지지를 보냈다. 호남 민생투쟁에서 의자·물병 세례와 개 사료 봉변을 당할 뻔 했던 황 대표는 인천에서는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황 대표는 이날 남동공단에서 중소기업 간담회를 열고 무의도에서 바지락 채취 작업을 돕는 것으로 인천에서의 민생투쟁 일정을 마무리한다.

앞서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퀴어(성소수자) 퍼레이드 참여단' 모집 공고를 내자 "동성애 축제에 민주당 깃발이 휘날릴 것"이라며 "차라리 퀴어당으로 커밍아웃하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동성애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눈치를 보고 표를 의식해야 하는 '박쥐' 정치인은 찬성도 반대도 하지 못하고 늘 애매모호하게 대처해 왔다"며 "2017년 당시 문재인 후보는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동성애에 대해 '반대한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바로 이틀 후 '군 내 동성애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며 "하지만 2010년 문재인 후보 팬카페에 올라온 문 후보의 백문백답에서는 '동성혼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국민의 환심도 얻고 싶고, 찬성하는 국민의 지지도 얻고 싶다면 차라리 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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