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와 관련 경남 밀양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합동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진화·정대협 기자) 26일 37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총 180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화재와 관련해 범정부사고수습본부가 차려졌다.

정부는 이날 오후 경남 밀양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범정부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해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오후 경남 밀양시청 2층 대강당에서 연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정부 차원의 수습대책 발표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이 정부 합동브리핑에서 "오늘 오후 6시를 기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되어서 운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범정부사고수습본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유기적인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이미 화재현장에 파견된 범정부현장대응지원단을 통해 사상자와 유가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도 채 안된 시점에 대형화재가 다시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 사고가 아니라면 27일 제천 화재 유족들과 만나 수습단계와 요구사항을 듣고자 했는데 불가피하게 연기하게 됐다"며 "세종병원 화재 유족들은 현재 황망해서 그런지 아직 장례치를 준비가 안됐거나 심지어 문상을 받기도 어려운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아울러 "고인들을 보내드리는 절차부터 밟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이후 주변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 즉 화재가 퍼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과 스프링클러 설치기준에 대해 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박일호 밀양시장, 최만우 밀양소방서장 등이 참석했다.

▲ 박일호 밀양시장이 26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와 관련 경남 밀양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합동 브리핑에서 분향소 설치 및 향후 지원 대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먼저 브리핑에 나선 박일호 밀양시장은 "세종병원 화재 참사에 대해서 깊이 사죄드리고, 화재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참으로 가슴 아프지만 오늘 참사로 인한 피해인원은 180명이다. 사망 37명, 중상 7명, 경상 136명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어 "정말 많은 분들이 희생을 당했고 밀양시민과 온 국민 모두가 비탄에 빠져있다. 국가적 참사에 대응하기 위해 밀양시는 범정부적으로 중앙사고본부와 범정부수사본부가 설치됐다"며 "사망자는 장례가 마무리될 때까지 유가족의 불편사항이나 요구사항을 철저히 받아들이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아울러 유가족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고 부상자 진료비와 사망 장례 지원에도 시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27일 오전 9시 밀양문화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와 관련 경남 밀양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합동 브리핑에서 향후 정부지원 대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는 오늘 발생한 화재사고의 체계적 수습을 위해 중앙 차원의 수습지원체계를 마련했다"며 "우선 화재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해 14개 병원으로 이송 치료중이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부상자 관리와 가족 지원 등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현재 소방청에서 운영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금일 오후 6시 이후로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이 26일 오후 26일 오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와 관련 경남 밀양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합동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 기준, 이번 화재로 인해 총 180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중 37명이 목숨을 잃었고 7명이 중상, 136명이 경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밀양과 부산 등 인근에 위치한 14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이 난 본관 건물에는 당시 2층에 16명, 3층 28명, 5층 21명, 6층 35명 등이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5층 건물이지만, 병원에서 4는 기피 숫자라 이를 빼고 표기했다. 

수습본부는 화재 발생 직후에 환자 대피를 돕는 과정에서 응급실 소속 의사 1명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각 1명 등 의료진 3명도 희생됐다고 밝혔다.

수습본부는 또 사건발생 반나절이 지난 오후 7시까지도 정확한 발화점 등 화재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수습본부는 화재원인에 대해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추측이나 과거 경험만으로 발화점과 화재가 컸던 요인에 대해 말하는 것이 어렵다"며 "국민들도 답답해하는 것을 알지만 워낙 중대한 사건이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수습본부는 이어 "신고 접수는 오전 7시32분으로 출동한 소방관들은 병원 우측과 좌측에 사다리를 이용해 구조작업을 진행했다"며 "아울러 건물 외부계단을 통해 내부로 진입, 병원 안에 있는 이들을 외부 옥외계단으로 이송조치했다"고 밝혔다.

불길이 크지 않았음에도 인명피해가 이처럼 큰 원인에 대해 수습본부는 오전 병원 이사장 등의 브리핑 발언을 언급하며 "병원에 입원하고 있던 환자들의 연령이 70~80대 이상으로, 거동 불편한 환자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이같은 상황들이 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 이전 세종병원을 대상으로 소방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자체 점검을 한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2016년 하반기 어느날에 소방점검 조치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병원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수습본부는 "요양병원의 경우에는 오는 6월 말까지 스프링클러 설치 완료를 앞두고 있었으나, 세종병원의 경우에는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습본부는 "요양병원의 바닥면적은 224.69㎥, 연면적 1245.48㎥이고 세종병원의 바닥면적은 224.69㎥, 연면적 1285.69㎥다"라며 "지난 2008년 연면적 600㎥ 이상의 요양병원 경우 오는 6월30일까지 스프링클러를 완료하도록 법에서 규정했지만, 세종병원의 경우에는 바닥제곱 면적에 따라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세종병원은 2개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병원 측은 "화재로 인명피해가 났을 때 1인당 최고 2억원이 지급되는 보험과 사망자가 생겼을 때 사망자 수와 관계없이 1명당 8000만원씩을 보장하는 보험에 각각 별개로 가입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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