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권영수

 우리나라 태극기의 유래를 살펴보면 지금으로 부터 137년 전에 최초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82년 8월9일 수신사 (修信使) 박영효(朴永孝)가 고종황제( 高宗皇帝)의 특명(特命)으로 사신(使臣)받아 외교 사절단으로 일본(日本)에 건너갈때 메이지현 환(明治丸) 선(船)편으로 출항하게 된다.

박영효는 선상(船上) 에서 문득 태극기가 떠올라 영국인 선장(英國人船長)과 함께 상의해 태극기(太極旗) 본(本)을 만드는 연구를 하게된다. 영국인 선장과 함께 태극도(太極圖)에 반홍반흑 (半紅半黑). 위는 홍색에다 아래쪽은 검은색을 하자는 제안으로 태극기 기본(基本)을 처음 만들게 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후 몇차례에 걸처 반홍반청(半紅半靑)으로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진 것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나름대로 태극기의 역사 자료를 수집하여 중앙지와 지방지 등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태극기의 유래와 역사대한 내용으로 기념일(記念日), 추념일(追念日), 국경일(國慶日) 등 나라사랑 태극기사랑에 대한 계몽 활동을 펼쳐왔었다.

그러나 태극기의 그 정체성에 대한 것을 몰랐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감출수가 없다. 태극기는 단순한 우리민족의 표상(表象)만으로 그치지 않고 우주만물(宇宙萬物)의 그 정체성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태극기 역사 자료 연구소의 자료를 토대로 많은 사람들이 삼라만상(森羅萬象) 그 의미를 함께 공유(共有)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태극기의 그 정체성을 일부 편집하여 적어본다.

태극기는 백색(白色)바탕으로 하여 중앙 원형 달모양 아래쪽은 음(陰), 청(靑)이고 위쪽이 양(陽), 홍(紅)의 양의(陽儀)가 포함된 일원상(一圓相)의 태극 (太極)이 있고 네끼(4개의 모서리끝)에는 건(乾), 곤(坤), 감(坎), 이(裏)의 사(四)개가 배치되어있다.

(1) 태극기의 바탕이 흰빛으로 되어있는 것은 순일무잡(純一無雜)한 한민족(韓民族)의 동질성(同質成)과 결백성(潔白成)을 상징하고 평화(平和)를 애호하는 우리민족의 기질성(氣質成)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2) 일원상(一圓相)의 태극(太極)은 유교철학(儒敎哲學)에 말하기를 우주만상(宇宙萬相)의 근원이며 인간생명(人間生命)의 원천(源泉)으로서 진리(眞理)를 표현한 것으로 사멸(死滅)이 있을 수도 없는 구원(久遠)의 상(相)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천상(天上)의 달이 천강(天江)에 비칠때 강마다 둥근달이 있는 것처럼 천지(天地)가 태극(太極)이라 할 수 있으며 우주만물(宇宙萬物)의 하나하나가 모두 태극의 원만성을 구비하여 인도(人道)의 극치가 태극이며 인극(人極)이라고 했다.

(3) 태극기를 음양(陰陽)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음양을 떠나서 태극은 존재(存在) 할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태극기의 도형(圖形)을 실제로 고찰(考刹)해보면 홍색(紅色)의 양(陽)과 청색(靑色)의 음(陰)이 상하(上下)로 상대화합(相對和合) 되어있는 음약의 도상(圖象)만 보일뿐 그 원리(原理)에 대한 까닭은 보이지 않는다.

양산음하(陽上陰下)로 배치된 이유는 하늘(天)은 위에 땅(地)은 아래로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고 하늘과 땅사이에 인간(人間)이 있고 따라서 사회와 민족, 국가가 형성 된다는 것이다.

(4) 네개의 모서리에 사대(四對), 건(乾), 곤(坤), 감(坎), 이(裏) 사괘는 태극 도형 음양(陰陽)의 양(陽)의와 뗄 수 없는 관계에서 배열된 것으로 음양이 함께 생성(生成)하여 발전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中國)의 태극 도형은 좌(左)에서 우(右)로 회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태극기의 도형은 우에서 좌로 회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건(乾)은 태양(太陽)으로서 양(陽)이가 장성(長成)한 방위 (方位)에 배치되고 있고 곤(坤)은 태음(太陰)으로서 음이(陰裏)가 장성(長成)한 위치에 배치되어 있다.

또한 감(坎)은 소양 (少陽)으로 음(陰)속에서 음에 뿌리를 박고 자라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며 이(裏)는 소음(少陰)으로 양(陽)속에서 양에 뿌리를 박고 자라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즉, 태양(太陽) 건(乾)에서 소음인(少陰人)인 이(裏)로 바뀌고 이(裏)에서 태음인(太陰人)인 곤(坤)으로 성장하고 또 곤(坤)에서 소양인(少陽人)인 감(坎)으로 바뀌고 감(坎)에서 태양인(太陽인)인 건(乾)으로 성장하여 무궁(無窮)한 순환(循環) 발전을 수행(修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태극기는 단순한 나라의 상징과 민족의 표상(表象)으로만 알고 왔는데 우주만물(宇宙萬物)의 근원이자 인간생명의 원천으로 그 진리(眞理)를 다시한번 되세겨 본다.

필자는 오래전 미국을 알기위해 LA 흑인폭동때 미국에 건너갔다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흑인들과 폭동 현장을 둘러보며 약간의 물품봉사와 구조 활동을 펼치고 왔다.

그런데 아주 놀라운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자신의 집이 불이 번지기 직전인데도 성조기를 먼저 챙기는 미국인을 보고 그 이유를 물었더니 집이 불타면 나의 개인적인 손실이지만 국기(國旗)가 불타게 되면 미국 시민 전체의 자존심이 불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들은 그의 대부분 가정집에 대형 성조기와 국기를 많게는 수십개씩 그것도 일년내내 게양해두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230여년의 아주 짧은 역사임에도 세계 최대 강대국(强大國)으로 자리를 지켜 가고 있는 것은 그들의 나라사랑에 대한 애국심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해 본다.

필자는 귀국하여 그때부터 소형 태극기를 대문앞에 일년내내 게양해 두고 있다.

뿐만아니라 태극기를 마음속에 품고다니며 위기(危機)가 올때마다 그 정체성과 의미를 되새기며 나라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며 때론 나의 삶의 지표(指標)를 삼고 살아가고 있다.

어느 외국인이 말했듯이 우리나라를 동방(東邦)의 해 뜨는 나라라고 했다.

이는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태극의 정체성과 동질성이 우주만물로 형성돼 있다는 것으로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36년간 일제의 침략으로 온갖 탄압속에 총칼에 맞서 피를 흘리며서 싸워 해방을 맞이한 것도 바로 3·1운동을 시작으로 8·14일까지 태극기 만세 운동이 있었기 때문아다.

우리는 지금 부터라도 자랑스런 태극앞에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조들의 나라사랑 태극기 사랑에 대한 공감대 (共感帶)형성으로 우리 모두 그 정신을 이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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