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중소기업의 중견기업으로의 성장과 관련해 "더 크면 너무 혜택이 없어지니까 안 크려고 하는 '피터팬 신드롬'이 있다. 이것을 없애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남동공업단지에 있는 중소업체인 세일전자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다리를 놓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피터팬 신드롬은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을 못하고 어린 아이로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성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경제계에서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데 따른 규제 등의 불이익이 중소기업으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보다 크자 오히려 성장을 꺼리는 중소기업의 피터팬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중견기업이 됐다고 획일적으로 혜택이 없어지고 오히려 규제가 늘어나면 누가 성장할 수 있겠냐"며 "성장을 가로막는 제도상의 허점은 확실히 과감하게 개선하고 각자 형편에 맞는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지금 우리 국민들의 가장 큰 걱정이 일자리 문제"라며 "결국은 중소기업이 살아나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소기업이 살아나야 경제위기도 극복할 수 있고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도 건강해질 수 있다"며 "매출과 고용이 급성장하는 고성장형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업체의 고졸사원이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점을 들면서 "각종 포상, 복지 프로그램 등으로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여서 그것이 다시 기업의 경쟁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그런 기업들이 더 잘해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결국 정부의 역할"이라며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요인들, 각종 규제를 걷어내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제도적 미비점을 바로잡는데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산업기능요원과 관련해서는 "졸업생 위주로 확대해 2015년부터는 전원을 특성화고 졸업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산한 연계 등 인재육성에 적극적인 중소기업을 우선 병역지정업체로 지정하고 인원도 우선 배정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또 "공업단지 내 보육시설이 있어서 안심하고 아기를 맡길 수 있는 것이 어떤 경우보다 제일 바람직하지 않겠냐"며 "재정은 한정돼 있고 쓸 데는 많지만 여성들의 일과 가정의 얍립을 위한 부분은 우선적으로 예산을 많이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기업청 등의 유관기관들에게는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연구개발(R&D) 지원, 제품 판로 개척 및 홍보 지원 등을 주문했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알려지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며 "또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게 최고의 목표이기 때문에 일자리를 많이 늘리면 그에 따른 인센티브가 평가기준에 반영돼야 좋지 않을까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세일전자는 전자회로기판, 차량제어장치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맡던 2004년 4월 '민생투어' 일정으로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전체 임직원 623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321명이 고졸 출신이며 근무환경 개선과 연평균 20%의 고용증가율을 달성하는 등 인재육성형 모범기업으로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소기업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동공단은 인천의 대표적 산업단지로서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밑거름이 돼 왔지만 최근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구조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입주업체들의 애로사항 및 변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려는 것"이라고 방문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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