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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조대형 기자) "용인 촌놈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대한민국 농촌 사람의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혹시 저의 이러한 삶도 용인시민에게 도움이 되고 도전이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피력한 이상철 전 용인시의회 의장은 짧은 머리에 등산복 복장이었다. 소탈하고 사심없는 그의 내면의 것들이 그대로 여과 없이 외양에서도 풍겨졌다. 필자는 이러한 그에게 정치주변 잡사 및 국정에 관한 질문을 이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평가해 주시죠.

“박 대통령은 지금의 어려움이 구조적 병폐에서 비롯되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처방도 알고 있을 겁니다.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 규제개혁을 하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고, 공기업을 개혁하고, 세계 각국과 자유무역협정(FTA)도 바쁘게 맺어 가고. 이런 건 대체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부정적인 부분도 있지 않습니까 ?

“문제는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성과를 내는 건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박 대통령과 대통령을 만든 새누리당, 박 대통령이 지휘하는 공무원들, 박근혜정부를 둘러싸고 있는 언론이 다 함께 내야 하는데…. 참으로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이 많습니다.”

이상철 전 의장은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지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고독한 분’이라는 투로 돌려 말했다. 이 전의장은 박 대통령에 대한 모진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 스스로 ‘친박’이 아니라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요.

“저나 우리 당은 다 친박이지 뭐. 친박 아닌 사람이 어디 있어요. 저야말로 박근혜정부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 친박입니다. 같이 가야죠. 같이 안 가면 우리에게 미래가 있겠습니까.”

오랜만에 보는 이상철 전 의장은 많이 여유로워져 있었다. 1년여 지방선거 당시 용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후 부적절한 공천과 관련, 지역구 이우현의원과 독하게 맞설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 오히려 국가를 위해 무언가 심오한 결단을 준비 중에 있다는 말로 여유로움을 보였다. 특히 그는 대화의 지평이 확 넓어졌다. 이상철 전 의장은 정치권과 국회의 혁신을 넘어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현실에 대한 걱정,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강한 우려를 털어놨다. 그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맞고 있는 상황을 ‘전반적 위기’로 표현했다.

“그러니까 제가 갖는 문제의식은 지금 대한민국이 일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겁니다. 성장의 위기, 고성장에서 저성장으로 가는 위기죠. 인구의 위기, 저출산 고령화와 높은 자살률 등 인구 구조상의 위기도 있고요.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의한 제조업의 위기도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공기업들이 하나의 이익집단처럼 된 것도 큰 위기입니다. 자기 밥그릇만 챙깁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오너 2세대, 3세대로 내려오면서 기업가 정신이 약해지고요. 노조는 귀족화하고 있고. 교육은 공동체적 인간교육이 아니고 좌파교육에 스펙 쌓기만 합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대한 국회의원들의 방향이 명료하게 안 나와 있습니다.”

― 의장님의 이념적 정체성은 뭡니까. 중도보수? 완전보수?

이상철 전의장은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다. 대신 자신이 가장 훌륭한 정치인으로 생각하는 분조선 중종조 당시 정암 조광조 선생과 이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말을 했다. “두 분은 우리나라 정치인 가운데 가장 훌륭한 정치인이고, 역사상으로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수구반동이라고 할지는 몰라도.”

― 의장님은 차기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갖춰야 할 자질과 덕목은 어떤 겁니까.

“대단히 많습니다.”

― 많죠. 결단력과 포용력, 판단력, 시대정신, 설득력도 중요하죠. 의장님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저는 ‘정직과 신뢰’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치인은 국민들 대표해 권력을 행사하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정직함과 신의가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지역 현역 규국회의원이 정직과 신뢰를 담보하고 있는 정치인일까 하는 문제엔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 차기 20대 국회의 시대정신은 뭘까요

“저는 이제 정부가 국가 구성원들, 즉 직업별 의미로는 농수산인, 행정공무원, 교육공무원,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과 기업인, 근로자 등 간의 뿌리 깊이 박혀 있는 불협을 털어내는 통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통합을 하면 그 역량을 갖고 위기를 돌파할 수 있죠. 통일도 될 수 있어요. 국론 통합이 안 되기 때문에 힘이 없는 거죠. 여기에 바탕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복지 정책입니다. ”

이상철 전 의장은 공부를 좀 더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전반적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국란에 대한 이해, 국민 각자에게 정부가 해야 할 복지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직업을 스스로 농사꾼이라고 표명한 그는 사실 만학을 했다. 어렸을 당시 하도 궁핍해, 자신의 할어버지 장사를 모실 때 지게로 옮겨 치뤘다고 했다. 반면 그의 아버지는 한양공대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백씨도 현재 서울공고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매사에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표현으로 이 사회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내년의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나설 의향을 물었더니 “출마할 것”이라고 명확한 답변을 했다. (사적인 권력지향을 위한) 징검다리로 국회의원을 할 생각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상철 전의장은 “정말 나라와 용인을 생각하고 국민을 생각하면서 딱 한 번의 도전을 위해서 모든 것을 생각할 것”이라며 “이게 국가와 용인발전 위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면서, 현 지역구 국회의원이 진실로 국가를 위하고 국민과 용인시민들에게 신망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국회의원 출마라는 강수를 둘 필요까진 없는 것이지만, 현 실상은 그렇지 못하고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공인으로서의 진지함. 새누리당 공천을 통해 제20대 국회에 진출을 전제로 끊임없는 노력을하고 있는 이상철 전의장은 그의 인간적 진지함과 열정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이상철 전 의장은 용인시민들의 두터운 신뢰와 치밀한 논리를 갖고, 용인시의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운영위원장, 부의정, 의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그의 정치적 밑 자산이다.

- 용인지역에서의 정치권에 대한 정서가 과거와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여론인데..

“제가 20대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 것은 개인의 영달이나, 감상주의적 차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만연된 정치권의 구습과 식상할 대로 식상해진 정치권의 구태의연함에 맞서 진실되고 정직한 정치세력을 원하는 국민적 염원에 역동적으로 동참해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조기자께서 질문하신 내용 중, 용인 지역의 현 정치인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은 용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나라 전체에 퍼져있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국민들이 국회의원 의무 부재로 발생된 청년실업문제,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의 생활고 가중, 정치권의 부정부패와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에 대한 강력한 국민적 분노의 표출로 정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사회적 분위기는 전문가가 정치를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은 개인적 삶이었습니다. 정치를 결심한 지금의 상황에서는 공인의 입장에서 정리된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지금 우리국민들은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생산적정치를 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여간 지방의회에서 시의원으로 활동 하면서 중앙정치인 출신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분야의 중요한 정책을 많이 제안했었습니다. 그리고 반영시켰습니다. 또한 국회의원의 고유권한인 법률안 제정 등등의 전문적인 입법활동 등 전 분야를 고루 익혔고 섭렵했습니다. 그리고 각 직능단체의 애로와 국민들이 원하는 생활정치의 접근방법에 대해서도 특별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렇게 볼 때, 정치적 기초능력은 실무를 통해서 충분히 다졌다고 자부합니다.”

- 입법부의 핵심사무는 법을 만드는 것입니다. 어떤 법이 좋은 법입니까?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에서의 입법활동 방향은 무엇입니까?

“저는 지방의회에서 일했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보통교육을 받은 국민들이면 누구나 법을 쉽게 해석할 수 있는 그런 법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법의 제,개정 과정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합니다. 즉 정부입법이던, 의원입법이든 간에 법의 제,개정으로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이익단체의 이익을 보장해 주기 위한 법은 곧 다수의 국민에게 해악을 끼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개연성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제출된 법안마다 상임위원회에서 공청회나, 청문회를 열어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할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곧 생활정치 실현을 위한 입법 방향일 것입니다. 또한 법을 제정하는 데 있어서도 규제일변도의 시대는 끝내야합니다. 이제는 법의 제,개정에 있어서도 그 법이 지니는 효율성과 법안이 성안되면 국민들의 생활에 미칠 영향력 등이 충분히 고려된 연구결과를 첨부하여 법안이 제출될 수 있는 입법문화의 정착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 국회의원은 지역문제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에 대한 책무 또한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나라를 위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리정치인들이나 행정부의 관리들은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고 우선 발등의 불끄기에만 급급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우선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왜곡된 인구구조를 국민에게 알리고 이를 시정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평균출산율이 세계최저수준인 1.17명입니다.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출산율증가에 대한 정책은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에만 매달리고 있는 형국입니다. 예를 들면 고령인구가 증가하니 정년을 늘이겠다는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에 기업들은 웃었습니다. 그 이유는 고용은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니고, 기업이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입니다. 정부당국자들이 아직도 관치시대로 착각하고 있는 듯한 정책발표를 함부로 해서는 안됩니다. 국가경영을 이렇게 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식의 정부 정책방향은 언발에 오줌누기식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인구문제는 매우 심각하게 정리되어 종합적인 발표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의 정부발표를 보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듭니다.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빈곤한 나라입니다. 지금까지의 경제성장은 사람이 중심이 되어 이뤘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곧 자원인 셈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의 자원인 인재를 잘 키워야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교육의 하향평준화 상태를 지속하고서는 나라의 우수한 인재양성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 이의장님의 일상을 보면 연중무휴일 정도로 바쁘신데 지역구의원으로서 주민들의 애환을 추스릴 시간이 있습니까 ?

“저는 용인시 토박이 출신입니다. 수십년을 같이 살아온 용인시민들은 수도권의 다른 어느구의 주민 보다 더 소박하고 평화롭습니다. 용인에 살면서 얻어진 친구와 선.후배들은 저에게 특별한 애정과 기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의 취미는 이웃과 만나 서로 대화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무엇 때문에, 어떤 정치를 해야 할 지를 지금처럼 이웃에게 배우겠습니다. ”

이렇듯 이상철 전의장의 말은 가치 지향성을 띄고 있다. 특히 자신이 정치를 하고자 하는 이면에는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권위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특히 국가의 미래와 관련한 자신의 소견을 피력하는 데 있어서도 "국가의 미래가 보다 투명해 지려면 정치. 경제. 통일. 외교. 사회. 문화. 정보. 통신. 과학. 복지. 노동. 환경. 여성문제 등에 이르는 포괄적 국정운영을 솔직하게 백서에 남겨 정책실패의 원인이 무엇이고, 그 실패를 어떻게 극복 할 것인가를 제시할 줄 아는 진솔한 국가경영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특히 "용인시는 지난 4년 동안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많은 공직자와 시민들이 만류했던 용인경전철 국제중재 패소와 덕성산업단지 및 역북지구 사업 비리의혹 등이라"며 "현재 96만 용인시민의 자긍심도 내려 앉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경전철 해결을 위한 대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여 애물단지인 경전철을 보물단지로 탈바꿈 시키고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투자유치 여건을 마련하는 동시에 처인구 지역발전을 유도하고 체류형 관광단지 조성 등 지역 관광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을 힘주어 강조했다.

특히 이상철 전의장의 행보 가운데 괄목할만한 것은 사단법인 처인승첩기념사업회를 발족시켜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려조 당시 몽고의 대군을 격퇴한 김윤후 장군과 처인성 전투를 기리기 위한 처인승첩 기념사업회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 1월 10일 공식 출범했다.

처인승첩 기념사업회를 출범시킨 이유는 기념관건립과 장군의 뜻을 이어받아 전국 무예제전 및 문화제 개최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이를 기반으로 용인시를 떠나 국가적인 행사로 계승 발전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고려시대 김윤후 장군은 1232년 처인구 남사면에서 단 한발의 화살로 적군의 장수를 죽인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전쟁을 많은 희생없이 승리로 이끈 일이지만 하지만 단 하나의 화살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첩이라고 여겨지지 못하고 사학자들에 의해 승첩이라는 한 단계 낮은 평가가 내려졌었다. 용인시의회 이상철 전 의장이 김윤후 장군의 업적이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일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이상철 전의장은 이와 관련, "용인시의 자랑이기도 한 처인 승첩 유적지와 김윤후 장군을 체계적으로 정례화 하겠다"며 "민족의 장래와 발전을 위해 후손들에게 애국정신을 고취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처인승첩기념사업회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더욱이 이상철 전의장은 용인시 배구협회 제12대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약간 네트워크 강화로 유소년 배구 활성화를 위해 초등학교 팀 창단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 그는 “비록 전문 배구인이 아니지만 전임회장이 쌓은 업적을 더 발전시킬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비전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철 전의장과 장시간 대담 중 모든 분야에서 거역할 수 없는 용인 만의 문화 향기가 살아 숨쉼을 느꼈다. 또한 그의 정치론은 확신이 차 있었다. 대담을 마치고 그의 사무실을 나설 때 가장 냉정해야 할 기자직업을 가진 내 입에서 “아! 이 사람이 일꾼이야”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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