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열람·공개키로 의결한데 대해 3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진보정당은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녹음기록물 등 국가기록원 자료 제출요구안이 어제 본회의 표결을 통해 가결됐다. 당시 자료 일체를 열람해 진실 왜곡 논란을 해소하고 국론분열을 마무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평했다.

이어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논의를 거쳐 어렵게 통과된 요구안이니만큼 논쟁이 종식되도록 관리해나가겠다. 이를 토대로 여야가 국민적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고 국론을 통합하기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에 대한 자료제출요구안이 어제 국회에서 압도적인 표수로 통과됐음에도 일부의 우려와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국정원이 정상회담 회의록을 탈법적으로 공개했던 것이 얼마나 엄청난 국기문란 행위였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어떻게 정치권에 사전 유출됐고 누구에 의해 왜곡됐으며 어떻게 정략적으로 이용당했는지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하게 그 진실이 국민 앞에 밝혀져야 한다"며 "민주당은 어떤 경우에도 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나는 주장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불법복제물이 난무되는 상황에서 불법성을 확인하고 논란을 종식시키는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라며 전날 자료제출요구안 의결의 의미를 강조했다.

또 "이 기록물 공개와 관련해 여러 논란이 있는 것 같지만 더러운 물이 엎질러져서 바닥을 더럽히고 있는데 그것을 치우지 말고 그대로 둬야 한다는 논리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고 대화록 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진보정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 통화에서 "잘못된 결정이자 여야의 야합"이라며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체계가 얼마나 위험하고 반민주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비판했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심판 역할을 맡은 국민이 골을 선언했는데 상대방이 자꾸 노골이라고 그러니까 그러면 연장전 하자는 식으로 합의한 게 아니냐"며 "결과적으로 국가의 신용도가 추락하고 국민들의 피로도는 높아지는 그런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 발언의 의도가 무엇이냐며 해석하는 식으로 가면 끝이 없다. 이건 국민들에게 찬바람 불 때까지 올여름을 NLL과 함께 보내라는 것과 같다"며 양당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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