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가 안종근
[한재갑 교육칼럼]
OECD 교육지표에 나타난 정부의 과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매년 각 나라의 교육상황을 조사·분석한 교육지표를 발표한다. OECD가 25일 42개국(회원국 34, 비회원국 8)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1년 기준 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OECD 교육지표에는 한국교육의 명암이 담겨있다. OECD가 발표한 2013년 교육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연령별 취학률과 고등교육 입학률은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취학전 교육단계의 연령별 취학률(만3세 82%, 만4세 83%, 만5세 85%)은 모든 연령에서 OECD 평균(만3세 67%, 만4세 82%, 만5세 81%)보다 높았다. 고등교육 입학률도 전문대학 37%, 대학(석사과정 포함) 69%로 OECD 평균(19%, 60%)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한국의 학습환경과 교육재정 투자는 OECD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9.6명, 중학교 18.8명, 고등학교 15.8명으로 OECD 평균(초 15.4명, 중 13.3명, 고 13.9명)보다 많았고, 학급당 학생 수도 초등학교 26.3명, 중학교 34.0명으로 OECD 평균(초 21.2명, 중 23.3명)보다 많았다.
또한 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7.6%로 OECD 평균 6.3%보다 1.3%포인트 높게 나타났으나, 정부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4.8%로 OECD 평균(5.4%)보다 0.6%포인트 낮고, 민간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2.8%로 OECD 평균(0.9%)보다 무려 1.9%포인트나 높았다. 대학교의 연평균 등록금도 예전보다는 완화되긴 했지만, 아직도 조사대상국 중 4번째로 등록금이 높은 국가였다.
OECD 교육지표는 한국의 교육 현실이 교육열은 세계 최고지만, 정부의 교육여건과 교육재정 투자는 낙제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교육재정 측면에서 정부부담은 낮고, 민간부담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 국민이 높은 교육열과 함께 엄청난 부담을 떠안고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정부는 교육에 대한 투자를 너무 소홀히 한 셈이다.
OECD 교육지표를 보면, 우리나라는 높은 진학률과 교육참여도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교육의 양적 팽창과 높은 학업성취도에도 불구하고 교육만족도가 매우 낮다는 특징이 있다. 2012년 국제학업성취도 비교평가(OECD, 2012)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은 핀란드와 더불어 가장 우수한 편이지만, 학생들의 학업 흥미도와 자기주도학습 능력, 투자시간 대비 효율성 등은 최하위 수준이다. 상·하위 집단 간 학업격차도 가장 크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육이 행복과 만족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1년 행복지수는 OECD 회원국과 브라질, 러시아를 포함한 36개국 중 우리나라가 24위이고, 어린이·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23개국 중 4년 연속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다(송창용 외, 2013). 교원들이 갖는 직무만족도와 자기효능감도 OECD 국가 중에서 매우 낮아 교원들이 교육활동에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OECD, 2009).
이처럼 OECD 교육지표에는 한국교육의 명암이 담겨있다. 지표에서 나타난 것처럼 외형상 한국교육의 교육참여, 교육성과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민간의 교육비 부담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학생과 교원,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는 형편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교육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발전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교육의 질적 성장과 발전은 교육재정 확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정부가 교육재정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