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정, 결코 장희빈 벗어날 수 없었다…용두사미 끝

장 희빈(김태희)의 죽음도 SBS TV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시청률을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5일 방송된 '장옥정, 사랑에 살다' 제24회는 전국기준 10.3%를 올렸다. 4월8일 11.3%로 출발해 평균 9.4%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제17회가 11.4%로 가장 높은 시청률로 남았다.

이날 마지막 방송에서는 최 숙빈(한승연)의 음모로 장옥정이 인현 왕후(홍수현)를 투기해 신당을 차려 저주했다는 죄를 뒤집어썼다. 숙종(유아인)과 현치수(재희)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장옥정은 제 발로 입궐해 사약을 받았다. 장옥정은 끝까지 자신의 사랑인 이순을 지키며 그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장옥정'은 기존에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뒤엎는 퓨전 사극으로 주목받았다. 조선시대 요부 장옥정이 사실은 착하고 정의로웠던 유년기를 보냈고, 신분의 제약으로 악녀로 변해간다는 설정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패션디자이너를 꿈꾼 여인이었다는 발상도 신선했다.

하지만 방송 초반 '착한' 장희빈의 어색함은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조선판 아나운서'라고 불릴 만큼 김태희의 정직한 발음과 과장된 표정도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조선시대에 등장한 마네킹,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모습 등 옥에 티, 과도한 PPL 논란 등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다. 역사왜곡 논란은 자초한만큼 감수해야 했다.

"장옥정이 사실은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인물이었다. 또 사랑에 목숨을 거는 순종적인 여성이었다"는 주장은 극이 전개될수록 퇴색했다. 궁에서 옷을 짓는 곳인 세답방에 들어가는 등 패션디자이너로서의 삶은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았다. 장옥정의 멘토 천 상궁(장영남)과 라이벌 자경(지유)은 조용히 퇴장해야했다.

새로운 장희빈을 창조하겠다던 제작진은 결국 '조선의 요부' '사악한 장옥정' 등 기존의 장희빈으로 되돌아오면서 스스로 기세를 꺾었다. 장옥정이 '사랑에 목숨을 걸었다'는 것만 새로울 뿐이다.

한편 동시간대 방송된 MBC TV '구가의 서'는 19.5%라는 자체 최고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여자 40대에서 15%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였고 수도권에서는 22.9%로 20%대를 넘어섰다. 4월8일 11.2%로 시작해 평균시청률 16.1%를 기록했다.

'장옥정' 후속으로는 고수(35) 이요원(33) 손현주(48)의 '태양의 제국', '구가의서' 후속으로는 문근영(26) 이상윤(32) 주연 '불의 여신 정이'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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