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속도' 우리금융, 3개 그룹 분리 매각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심의 의결.... 내달부터 시작

다음달부터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절차가 시작된다. 우리금융이 현재 보유중인 14개 자회사를 지방은행과 증권 계열, 우리은행계열 등 3개 부문으로 쪼개 팔기로 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6일 제78차 회의에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방안'을 보고받고 이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공자위는 일괄매각 시 조기에 공적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우리금융 14개 자회사를 3개 그룹으로 나눠 예금보험공사와 우리금융이 매각하기로 했다.

남상구 공자위원장은 "(예보가 갖고 있는) 57%의 지분을 한꺼번에 넘기기엔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 (과거의 경험에서) 밝혀졌다"면서 "블록으로 쪼개서 처분하는 분산매각도 불확실성이 너무 큰데다 기간이 최대 5년까지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목표하는 빠른 민영화와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매각 절차를 밟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우리금융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경남은행지주와 광주은행지주를 설립한다. 이후 각각 경남은행 및 광주은행과 합병해 매물로 내놓는다.

분할 후에도 우리금융이 100% 지분을 갖게 되는 물적분할과 달리 인적분할은 우리금융 주주들의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지분이 배분되기 때문에, 예보가 경남·광주은행의 대주주가 돼 매각의 주체가 된다.

공자위는 공적 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보가 보유한 이들 은행의 지분 전체(56.97%)를 한꺼번에 매각키로 했다. 예보는 다음달 15일 지방은행 매각공고를 실시한다.

지방은행계열 매각은 기존의 주관사가 추진하되, 법과 규정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내외국인의 차별을 두지 않기로 했다. 최고가 낙찰 원칙도 유지한다.

정부는 우리투자증권(37.85)와 우리자산운용(100%), 우리아비바생명(51.58%), 우리금융저축은행(100%), 우리F&I(100%), 우리파이낸셜(52.02%) 등 증권계열 지분 전체를 매각하는 절차도 동시에 진행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투자증권은 매력적인 매물이고, 우리아비바생명이나 우리자산운용을 한데 묶은 것은 매각을 쉽게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아비바생명과 관련해서는 회사 측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우리금융 매각의 핵심인 우리은행계열의 매각은 다른 자회사의 매각이 확정된 이후인 내년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지방은행과 증권 계열의 새 주인이 결정되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합병하고 예보가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게 된다. 우리카드와 우리PE, 우리FIS, 금호종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미(未)매각 자회사는 합병 후 우리은행 자회사로서 우리은행과 함께 팔리게 된다.

최소 입찰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방은행과 증권 매각 가격에 따라 우리은행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신 위원장은 "지방은행과 증권이 매각되면 거기서 나타나는 이익이 상당한데다 (이순우) 회장의 개혁 노력도 있어 우리은행 유효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오를 때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우리금융을 빨리 시장에 돌려주는 것이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므로, 공자위가 내년 초 매각절차 개시 시점의 시장상황을 감안해 최소입찰규모 등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my@seoul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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