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농업과 함께한 지난 20년

완도군농업기술센터 소장 박 금 호

완도에 부임한지 어느덧 20년이 넘었습니다. 퇴임을 앞둔 시점에서 되돌아보니 많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젊은시절 큰 꿈과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농촌지도공무원의 생활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완도에서 보내며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농업의 변화를 몸소 겪으며 그 역사와 함께 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 농업?농촌을 보며 벅찬 감동과 함께 더 큰 열정을 쏟지 못한 것에 회한이 들기도 합니다.

부임 시절 완도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원동에서부터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따라 푸른바다와 청정하고 여유롭고 전형적인 어촌지역으로 일반적인 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점차 연륙?연도교, 국도 4차선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관광산업의 발전은 물론 농업?농촌 환경도 많이 변했습니다.

농업기술센터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지역농업개발센터를 운영하여 지금의 농업과학관, 생활문화실, 농업인시험포장 등 농촌 지도?연구기반을 구축하였으며, 다양한 농업인 교육 사업을 통해 농업 기술보급에 앞장섰습니다.

또한 농업기계 확대보급, 전문농업인 및 학습단체 육성, 새기술 실증시험, 농업기술 현장 지도 등 농업의 소득향상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그중 비파, 감귤, 방울토마토, 딸기, 난지과수 채소 등 기후변화 및 FTA 대응 지역의 소득작목을 개발에 주력하여 부농의 꿈을 실현시켰습니다.

한차례 농촌지도기관의 인력이 절반으로 주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지만 꿋꿋이 완도의 농업을 위해 노력하였고 직원 유기농기사 자격증 취득 도내 시군 1,2위로 전문화하여 지금도 모든 직원들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석학 쿠즈네츠 교수는 “농업발전 없이는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비록 고령화와 농업인력 구조의 취약이 농업의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농업과 농촌에 대한 농업인과 소비자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고 믿을 수 있는 안전하고 깨끗한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통해 농산물의 가치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완도 관광산업의 눈부신 발전과 더불어 명품 관광농업의 추진은 떠나는 농촌에서 돌아오는 농촌으로 변화하게 만들었으며 점차 농업과 농촌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는 제2의 새마을 운동으로 불릴 만큼 농업발전의 중요한 시점이라 여겨지며 앞으로 농업이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리라 생각합니다.

내년이면 우리를 가슴 설레게 하는 “2014 완도국제 해조류박람회”가 완도군에서 개최됩니다. 성공적인 박람회가 개최되어 지역발전을 한차원 끌어 올린 계기는 물론 ‘농업’ 중심 사고에서 ‘농촌’ 중심으로 전환 새정부가 지향하는 6차산업화 농업을 실현하여 「힐빙(Heal-Being)도시」로 성장할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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