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섭 교수. 
송인섭 교수. 

Ⅰ. 갈수록 주의 산만한 학습자들이 느는 이유

자생력 연구를 위해 수 많은 학습자들을 만나오면서 현 세태에 대해 깨달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최근 들어 유달리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는 수시로 정보의 흐름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 만큼 집중하려면 더 많은 것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사람들은 하루 평균 110번 스마트폰을 확인하면서 짧고 빈번한 소통으로 인해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있었다. 실제로 AP 통신에 따르면, 개인의 집중 시간이 1998년에는 12분이었다면, 2008년에는 5분, 2015년에는 8초로 짧아졌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있다. 주의 산만함을 활발한 태도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주의 산만과 활동적인 행동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목적이 분명한가’, ‘순간 집중력이 있는가’에 따라 그 여부가 달라진다. 당연히 자생력 지수를 살펴봐도 주의가 산만한 학습자의 지수는 대부분 낮다.

연구팀이 만난 학습자도 그랬다. 학습자의 첫인상은 활발하고 낙천적인 아이였다. 워낙 성격이 좋아 보여서 대체 무슨 문제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자생력 검사를 진행하면서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검사지를 받아든 학습자는 꽤 많은 문항을 체크하는 과정 내내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들어보니 수업 시간뿐 아니라 혼자 공부할 때도 산만하다고 했다. 수학 공부 중에 영어 숙제가 생각나고 영어 책을 펴들면 다른 과제가 떠올라 일명 과목 옮겨 타기를 하고 있었다. 낙천적이고 활발한 성격에 호기심이 많은 태도는 좋은데 호기심이 조금 과했다. 과제를 할 때도 주위의 온갖 것에 호기심을 갖고 참견하다 보니 한 시간이면 할 과제를 두세 시간에 걸쳐 하는 등 시간 낭비가 컸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주의도 많이 받았다. 학습성취 역시 좋지 않았다.

실제 주의 산만과 지능학습자의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2005년 킹스칼리지런던대학교의 연구를 보면, 근로자의 주의가 산만한 순간 IQ가 약 10점~15점 떨어진다고 한다. 이는 담배를 피울 때 감소하는 학습자의(7.5점)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수치다. 산만함은 지능학습자의의 저하뿐 아니라 어떤 결실도 맺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점점 아이의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Ⅱ. 공부를 잘하는 이유가 있다.

공부를 잘하는 학습자들을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머리가 좋기도 하고, 노트 필기를 잘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주의집중력이 상당히 좋다. 다행인 점은 주의집중력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특성이 아니라 반복 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주의가 산만한 경우, 특정 과목만 편식하여 공부하는 경우, 배운 내용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등은 대부분 학습기술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인지주도 자생력 프로그램’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인지주도 자생력 프로그램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학습을 위한 방법들을 알려주는데, ‘학습에 있어 집중하고 기억하기’, ‘기억한 것을 활용하는 법’ 등이 있다. 학습자의의 가장 큰 문제는 집중력 부족이기 때문에 ‘주의집중하기’에 중점을 두고 방법 및 효과에 대해 코칭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학습자의 주의집중력을 측정해봤더니 100점 만점 중에 21점으로 주의집중력 정도가 낮음 수준이었다. ‘학습에 대한 흥미가 부족하여 학습을 할 때면 평소 관심 없던 사물이나 주변 인물을 궁금해하며 지겨워하는 모습을 보임’이라는 코멘트도 뒤따랐다. 학습자의에게 결과를 말해주자 아이도 스스로 인정하는 점이어서 그에 대한 해결책을 비교적 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학습을 할 때 집중이 잘 안 된다고 했는데 보통 무슨 생각이 자주 드니?”

“특별한 생각은 아니고 그때그때 달라요. 앞에 있는 물건을 보고 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공부보다 그것부터 먼저 해보는 식이에요. 또 친구들은 뭐 하고 있을까? TV는 언제 볼 수 있을까? 지겹다 졸립다 그런 생각이 항상 머리 한가득인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할 때 기분은 어때?”“재밌죠. 하지만 나중에 꼭 후회해요. 할 일을 자꾸 늦게 하게 되니까요.”

“그렇지? 집중하면 20분이면 끝날 일인데 자꾸 다른 생각으로 방해를 받으면 한 시간이 걸릴 수 있잖아. 20분 만에 집중해서 끝내고 40분을 마음 편히 쉬면서 할 일을 하는 게 더 효과적

집중력을 더하는 방법으로는 마인드 컨트롤, 잔상 훈련, 시험 상황 만들기, 고정관념 깨기, 꼼꼼해지기, 멀티 사고하기 등을 활용할 수 있다.

Ⅲ.오버싱킹을 멈추게 하라

먼저 시도한 것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마인드 컨트롤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큰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가 마음을 다잡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세계적인 선수일수록 마인드 컨트롤에 강한 면을 보인다. 아직도 수영의 박태환 선수, 빙판의 여제 이상화 선수 등은 경기를 앞두고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누이 이야기하곤 했다. 학습에서의 마인드 컨트롤은 스스로 마음가짐을 다잡아 딴생각을 멈추게 한다. 우리는 학습자의에게 마인드 컨트롤을 알려주면서 딴생각이 들 때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과제를 주었다. 그러자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그만! ▲다시 공부에 집중하자. ▲여기까지 집중해서 끝낸 뒤 놀자.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다. ▲부모님을 생각하자. ▲그 외 방법(물 마시기, 기지개 켜기, 앉았다 일어나기, 바람 쐬기, 친구와 통화하기) 이 정도로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냈다는 것은 학습자의 스스로도 잘해보고 싶어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쯤에서 부모나 선생님이 아이가 선택한 방법을 사용하고 스스로 통제해나가도록 약간의 도움을 주면 된다.

Ⅳ. 교육학자 송인섭 교수

나는 연구를 하면서 의외로 이런 사례가 많다는 사실에 놀라며 이 분야에 대해 꾸준한 연구를 해왔다. 그리고 주의 산만이 문제가 될 경우, 자생력 학습은 조금 더 실제적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의 산만한 행동은 어떻게 오는가? 학습에 대한 동기적 측면이 없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학습에 필요한 인지적 기술이 부족해서 오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인지적 관점에서 자생력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자생력을 증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Ⅴ. 부모님과 우리의 사랑하는 자녀와의 상호작용

흔히 부모가 “우리 아이는 집중력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보통은 아이가 한 가지 행동을 오래 하는 모습만을 보고 그렇게 평가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주의집중력을 측정해보면 다른 결과가 나오는데, 이는 주의 집중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 투입과 성적은 크게 관계가 없다. 설령 열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있다 해도 다른 일로 소일을 한다면, 세 시간을 앉아서 집중하는 자녀에 비해 성적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요는 얼마나 공부에 주의 집중하고 실제로 시간을 투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구체적인 감성적 창의력 교육방법이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집중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감성적 창의력인 자생력을 위한 E-CLIP(Emotional Creative Leadership Improvement Program)은 바로 AI시대에 자생력을 교육하는 출발이며 성장하는 우리의 자녀를 교육하는 힘이다. AI 시대에 내 사랑하는 자녀가 전인적 성장을 통해 감성적 창의력을 극대화 하는 일에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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