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국장
이원희 국장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줄었지만,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교통약자’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단위로 실시한 ‘2021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교통약자 수는 전체 인구 약 5164만명의 30%인 약 1551만명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3명이 교통약자인 셈이다.
교통약자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를 동반한 사람, 어린이 등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자주 직면한다.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못할 때 느끼는 좌절감은 나아가 사회와의 단절에까지 이르게 한다. 국토교통부가 정기적으로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이같은 교통약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울산의 경우 지난 5년 동안의 시설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상버스 도입과 버스 정류장 시설 개선 등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가 ‘2017~2021년 제3차 교통약자 이동 편의 증진 계획’의 성과를 점검한 결과 저상버스 도입은 목표치인 231대에 크게 못미치는 103대에 그쳤다. 저상버스는 휠체어 이용자뿐만 아니라 어린이, 노인, 임산부 등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으나 그동안 정부·지자체의 예산편성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관리·감독 부실로 인해 보급이 더뎠다.
또 버스정류장 시설 개선 역시 기준적합 설치 목표치인 64%를 밑도는 58.1%에 그쳤으며 보행환경 개선 설치율은 목표치인 83%에 못미치는 72%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버스정류장 만족도는 목표치인 60.7%를 13% 밑돌았고, 보행 환경 만족도는 55.8%를 0.7%를 밑돌았다.
울산시는 이와 관련, 오는 2026년까지 총 110억원을 투입해 관련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예산만 퍼붇는다고 시민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잘못하면 예산 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전국의 교통약자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고령자(65세 이상)가 약 885만명으로 57.1%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어린이 321만명(20.7%), 장애인 264만명(17.1%), 영유아 동반자 194만명(12.5%), 임산부 26만명(1.7%)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령화 추세로 교통약자들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교통시설 개선은 이같은 교통약자들의 분포 등을 잘 파악해 적재적소에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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