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보/윤장섭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등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등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다.(사진=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등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다.(사진=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방문(22일 오후)에 앞서 20일(금요일) 한국을 먼저 찾는다.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에 함께 동행한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서울일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목적과 의의를 살펴본다. 

◆ 韓.美확장억제력 핵심 의제...'액션플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지 11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게 됐다. 이렇게 빨리 한미 정상들이 만나 회담을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해 1월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16개월 만에 아시아 방문길에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최대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인도태평양의 외교·안보 강화에 역점을 뒀지만, 전염병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한것은 전통적 우방인 한일 양국과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 대북 문제 해법을 모색하고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 이행에 속도를 내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20일 오후 6시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는 방문하지 않는다. 또 관심을 모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획에 없다는 것이 백악관의 설명이다.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이후 최단기간에 열리는 이번 한미정상회담(21일)에서는 실효적인 한미 확장억제력 강화 방안과 액션플랜이 제시된다. 안보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최우선 의제로 논의된다.

지난 5년동안 바닥으로 떨어졌던 한미동맹의 수준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격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겠단 말을 여러 차례 했다.(사진=방송 캡처)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겠단 말을 여러 차례 했다.(사진=방송 캡처)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겠단 말을 여러 차례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동아시아와 글로벌 평화번영을 구축하고 강화하기 위한 중심축으로서의 한미동맹을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이번 회담에 임하는 동맹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기존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갈수록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대해 대응 문제를 방한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막 취임한 윤 대통령과 "첫 대면 회담인 만큼 한미 동맹 강화 의지와 함께 대북 문제에서 양국의 긴밀한 조율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 기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한 뒤 "우리는 동맹에 충분한 방위와 억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키는 데 필요한 장단기적인 군사적 대비태세 조정에 확실히 준비돼 있다"고 했다. 즉 어떤 도발에도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경제안보'를 고리로 기술동맹도 추가할 계획이다. 한미 회담의 큰 주제는 세 갈래다. 안보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경제안보문제, 아태지역 역내 협력과 글로벌 이슈 협력 문제 등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앞선 지난 1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각각의 의제들이 몇 퍼센트의 비중"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첫째로 안보를 꼽았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사진=대통령실 사진 기자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사진=대통령실 사진 기자단)

김 차장은 "안보가 튼튼해야 우리 국민의 생명이 지켜지고 안전한 상태에서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다"며 "경제안보나 기후변화 등 여러 현안들도 안보가 튼튼하지 않으면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정상들간의 단독회담에서 제일 먼저 짚고 가야 할 것"은 안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차장은 "한미 확장억제전략 협의체(EDSCG)와 관련해 양국 고위급간 2016년에 합의된 내용으로 2차례만 약식으로 열렸다"며 "북핵 미사일 억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연습으로, 이 협의체를 정례화하고 의제를 확대해 긴밀히 논의해서 확장 억제의 실질적 대응능력을 강화하는 논의가 이번 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 동맹에 이은 경제동맹과 기술동맹...선언 아닌 실천이 핵심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군사적 동맹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경제동맹으로 확산시켜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기술동맹이 추가될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정보를 공조하고 의제의 외견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도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합의 내용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이행계획을 마련해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배터리, 친환경 녹색 기술 협력,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우주개발이 한미 기술동맹을 위한 의제에 오를 수 있다는 것도 밝혔다. 기술동맹의 일환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한국 도착 후 첫 일정으로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재계 지도자들과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 반도체 공장 방문도 이런 목적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미래 먹거리의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해온 반도체를 비롯한 공급망 문제에서 한국과의 공조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 반도체 공장 방문 이후 간단한 인사말을 발표할 계획이다. 

◆尹대통령, IPEF 통해 실리외교…北도발 대비 플랜B 마련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지원방안 등이 논의되진 않을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코로나19관련 지원을 아낌없이 하겠다"고 재안한 것과 관련해서 "북한당국이 코로나나 보건 협력에 응하겠다는 대답이 없다며, 미국도 북한의 뜻을 타진했지만 현재까지 응답이 없다"고 했다.

김 차장은 "한미가 북한 의료 보건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겠지만 북한의 반응 없이 구체적인 논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 내부 상황을 감안할 때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도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낮다"고 김 차장은 밝혔다.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오후 일본으로 건너가 24일까지 일본에 머문다.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일정은 중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24일 쿼드 정상회의와 함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선언을 위한 정상회의를 진행한다. IPEF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역내 동맹, 파트너 국가를 규합해 출범하는 경제 협의체다.

우리나라도 IPEF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어, 윤 대통령은 IPEF 출범 선언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다. IPEF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가 동참한다. 이들 국가 외에  동남아국가연합(ASEA·아세안) 회원국 중에서 싱가포르의 참여가 유력하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도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쿼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정상 회의체로 격상하며 위상을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도 일본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열기로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쿼드 정상회의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공급망, 기후변화, 전염병 대유행, 첨단기술 등 쿼드 실무그룹에 동참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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