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크 변경 93% 완료"…뱅가드 저주 해소될 듯

올해 초부터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교체가 조만간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가 한국 주식을 내다파는 방향으로 벤치마크 과정을 변경하면서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변경되면서, 한국주식 비중이 약 14.9%에서 0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한국 주식은 MSCI에서는 이머징으로 분류돼 있으나, FTSE에서는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다.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교체는 매주 수요일마다 이뤄지며, 완료일은 오는 7월 3일이다. 지난 19일 기준 현재까지 약 93%의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뱅가드 펀드 내 한국물 비중은 약 3774억원(3.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뱅가드 펀드 내 한국 잔여 주식은 약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주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 NHN의 매물 출회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현대차·기아차 등 자동차 업종의 매물 출회 비중이 적었다.

추정 잔여물량의 경우 ▲삼성전자(756억원) ▲현대차(458억원) ▲현대모비스(311억원) ▲SK하이닉스(296억원) ▲기아차(261억원) ▲NHN(219억원) ▲LG전자(165억원) ▲삼성화재(16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국내 증시에서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에 대한 우려는 거의 해소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임은혜 연구원은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에 의한 시장의 우려는 대부분 해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벤치마크 변경 완료가 2주를 앞둔 시점에서 대부분의 종목의 잔여 물량이 100억 내외로 향후 뱅가드 매물 출회로 인한 수급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지금 시점에서는 뱅가드 관련 영향이 적고, 국내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계속되는 외국인의 매도는 미국의 양적 완화 우려 또는 이머징 마켓에서 중국 증시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뱅가드 펀드와 관련해서는 지금 크게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오지영 기자 ojy@seoul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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