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 한지에 먹.옹기로 만든 조선간장 병.'주둥이는 이빨이 나가고',,,
작품설명 / 한지에 먹.옹기로 만든 조선간장 병.'주둥이는 이빨이 나가고',,,

 

가/해당화 필 무렵

가난한 집 딸들의 몸 속에는
진달래색 피가 흘러
봄마다 두견이 찾아온다

하늘 높아 찬연한 날에도
딸들은 홑겹 계절을 안고
어느 황제의 역사인지도 모른체
순장의 봇짐을 놓지 못한다

아릿한 들불들
비릿한 바람을 잘게 썰어도
가난한 집 딸들의 피는
오직 두견을 통해 적실 뿐

달빛 안고 오르는 가난한 집
거룩한 딸들 검붉은 피의 꽃

이제도 바라만 보는 남도의 가락
해당화 외로운 날의 봄

글, 그림 / 김 춘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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