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뒤샹(1887-1968)_여행 가방 속 상자_ 10,5 x 41 x 38 cm_1887-1968.
마르셀 뒤샹(1887-1968)_여행 가방 속 상자_ 10,5 x 41 x 38 cm_1887-1968.

(서울일보/김영미 기자) 예술의전당이 초현실주의 거장들 展을 오는 27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는 유럽 전역에서 가장 많이 초현실주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의 주요 작품을 선보인다.

르네 마그리트(1898-1967)_유리 집_종이에 과슈_ 114 x 146cm_1939. (사진/예술의전당)
르네 마그리트(1898-1967)_유리 집_종이에 과슈_ 114 x 146cm_1939. (사진/예술의전당)

이 박물관의 2017년 전시 “A Dream Collection”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앙드레 브르통,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만 레이, 마르셀 뒤샹 등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 약 180여점이 소개된다.

이러한 주제 설정을 통해 초현실주의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발전하고 확산했는지를 조명한다.

초현실주의는 유럽이 몰락하는 1차 세계대전을 연원으로 한다. 19세기 전 세계를 식민지로 삼았던 서구 열강은 그 식민지 확장 과정에서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다 같이 몰락했다. 유럽은 자신의 우월성이 합리성에 있다고 보았으므로, 유럽의 몰락은 합리성의 몰락이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 말부터 예술사조로 다다이즘이 유럽과 미국에서 성행하기 시작한다. 다다이즘, 이는 전통의 부정이다.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유럽의 전통은 더 이상 본받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합리성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부터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야 했다.

이 때 앙드레 브르통은 1924년‘초현실주의 선언’을 발표하며 그 ‘다른 무엇’이 꿈과 무의식이고 상상력이라고 설파한다. 20세기 초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인간의 정신에 무의식이 깃들어 있으며 무의식이 의식을 압도할 수 있다며 합리성에 도전한 바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은 프로이트 이론이 성장할 수 있는 있는 토양이 되었고 초현실주의는 그 결실이었다. 따라서 초현실주의는 의식이나 재현보다는 꿈, 무의식, 상상화, 우연, 자동기술법 등에 더 관심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초현실주의의 전모를 살펴보는 데 도움을 준다. 초현실주의 사조의 시발점이 된 앙드레 브르통의‘초현실주의 선언’을 비롯해 르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 ‘그려진 젊음’, 살바도르 달리의 ‘머리 속에 구름 가득한 커플’, ‘아프리카의 인상’, 마르셀 뒤샹의 ‘여행 가방 속 상자’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회화와 입체 작품을 통해 초현실주의의 시작과 흐름을 훑어볼 수 있다. “초현실주의 거장들 展”은 그 시대의 불안과 돌파구를 조망하기 위하여 특정 작가의 작품에 치우치지 않고 초현실주의와 관련된 자료와 다양한 작품을 차분히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예술의전당 유인택 사장은 “전후의 불행과 희망이 중첩된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와 코로나19에서 일상을 회복하는 지금이 묘하게 닮아있다. 많은 시민들이 이번 전시를 보고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일상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예술의전당) 
(사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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