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보/조민주 기자) 우리 생활의 삼대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그 중 식(食)이 한국인에게 자치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그래서일까 일상적인 인사말에 유독 ‘밥’과 관련된 말이 많다.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인사나 안부는 ‘밥 먹었어?, 밥은 먹고 지내냐?’이며, 좋은 사람은 ‘밥 잘 사주는 사람’, 최고의 힘은 ‘밥심’, 고마울 때는 ‘나중에 밥 한 끼 살게’이다.

반갑고 기쁠 때만 찾을까? 속상하고 화가 날 때도 우리는 역시나 밥을 찾는다.

혼날 때 자주 듣던 말로 ‘너 오늘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사이가 좋지 않은 사이라면 ‘그 사람하곤 밥 먹기도 싫어~’, 답답한 사람에게는 ‘저래서 밥은 벌어 먹겠냐?’, 심각한 상황일 때는 ‘넌 목구멍에 밥이 넘어가냐~’이며, 못된 사람과 얄미운 사람에게는 ‘다 된 밥에 재뿌린다,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얹는다’라고 한다.

밥 먹다 친해진 사이를 ‘밥 정 들었다’라고 하며,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밥 한잔 하자’라는 표현하는 등 어느덧 유머로 변해 사람들에게 쓰이며 밥에 진심인 한국인이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밥’은 단순히 식사, 끼니의 의미를 벗어나 반가움, 걱정, 기쁨 등을 표현하는 인사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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