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꽃으로 변한 빅토리아는 벨벳으로 갈아입고 왕관을 만들고 대관준비를 한다 . (사진/ 서울일보현덕남기자)
숫꽃으로 변한 빅토리아는 벨벳으로 갈아입고 왕관을 만들고 대관준비를 한다 . (사진/ 서울일보현덕남기자)

 

(서울일보/현덕남기자) 29일 비가 오는 늦은 저녁 연꽃을 만나려고 길을 나선다.

빅토리아 연꽃을 만나는 것은 준비도 필요하고 만나는 설렘도 주는 꽃으로 깜깜한 여름밤에만 만날수 있는 연꽃의 왕이다. 

첫날의 모습 두손을 모은 듯 하늘 향해 올라오고 있다. ( 사진/ 현덕남기자)
첫날의 모습 두손을 모은 듯 하늘 향해 올라오고 있다. ( 사진/ 현덕남기자)

'빅토리아 연꽃'이란 이름은 영국 왕실에서 붙여졌다.

장미가 국화인 영국에서 장미처럼 가시가 달린 연꽃이 밤에 성대하게 피고 마지막엔 왕관을 쓴 모습으로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보고 왕실에서 '빅토리아'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말이 전해오는 꽃이다.

첫 날은 작은 봉우리가 두손 모으듯 기도하는 모습으로 또는 하늘을 향해 공양(받치는)하는 모습으로 올라와 이튿날에는 하양꽃으로 피어나고 하양꽃이 필때는 향이 널리 날아온다.

'빅토리아 연꽃'은 '가시 연꽃'로 불리는 야화다.

'가시 연꽃'이라 함은 꽃과 잎이 가시가 많기 때문이며 '야화'로 불리는 것은 달이 없는 깜깜한 밤에 화려하고 성대하게 피어나며 대관식을 치르고 지기 때문이다.

수꽃으로 변한 빅토리아연꽃은 왕관을 쓰고 물속으로 사라진다. (사진/ 현덕남기자)
수꽃으로 변한 빅토리아연꽃은 왕관을 쓰고 물속으로 사라진다. (사진/ 현덕남기자)

외진 연꽃밭의 진사(사진사)들이 밤을 불사하고 촬영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밤새 야화를 촬영하면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빅토리아 연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사진 작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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