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일보 / 소정현 기자 ) 

소정현 대기자
소정현 대기자

투명한 경영, 고용정책 선진화 엄격 품질관리

환경보호 강조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

‘자동차 항공기 정밀기계’분야 세계적 기술력

폐기물 활용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선두국가

 

● ‘독특한 기업문화’ 사회적 책임(CSR) 강조

이케아(IKEA)의 한국 상륙으로 스웨덴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구 1,000만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버티고 있는 것은 스웨덴의 사회적 문화가 기업에 이식됐기 때문이다. 스웨덴 연구소(Swedish Institute)가 펴낸 ‘북유럽의 길’(The Nordic Way) 보고서에 따르면 ‘북유럽 국가가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강조한 것은 사회적 연대’라고 밝히면서, 그 기저에는 ‘평등, 개성, 신뢰’라고 설명한다.

스웨덴 정부가 기업 활동에 관여하는 부분이 있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스웨덴 기업은 경영의 투명성, 고용 정책의 선진화, 엄격한 품질 관리 뿐만 아니라 심지어 환경보호를 유독 강조한다. 그럼에도 스웨덴 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활동을 제약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품의 가치를 높여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 중 하나로 받아들인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자와 여자는 모두 똑같이 대접을 받기 때문에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가 남성, 여성 모두가 될 수 있다는 것과 모든 팀원이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기업 문화가 보편적으로 확산되어 있다.

또한 스웨덴인들은 협상의 결과가 서로 이익이 되는 윈윈(win-win)이 아닌 이상 좋은 협상이라고 간주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따라서 많은 문화권에서 타협이 일종의 패배로 보일 수도 있는 반면, 스웨덴에서는 타협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대립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탄력근무는 1960년대 노동조합의 압박에 의해 시작됐으나 고용주들은 곧 탄력근무제가 가져오는 생산성 향상이나 낮은 결근 등의 이점을 깨달아 현재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2019년 6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 뮤지칼리스카에서 답례문화행사로 열린 양국 수교 60주년 콘서트에서 공연에 박수 보내고 있다. /뉴시스
2019년 6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 뮤지칼리스카에서 답례문화행사로 열린 양국 수교 60주년 콘서트에서 공연에 박수 보내고 있다. /뉴시스

● 여권우위 문화 ‘동성 결혼 합법화’

스웨덴은 남녀비율에서 성년기의 여성이 적어서 연애나 결혼 등에서 남녀평등 정도를 넘어서 여권우위이다. 몇 년 씩 동거한 후 정식으로 결혼하는 경우가 많고 여성이 이혼이나 이별을 요구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혼녀는 새로운 짝을 찾기 쉽지만 이혼남이나 생활습관이 나쁜 총각은 짝을 찾기 어렵다. 그 결과 매춘이 합법화 되었고 매춘녀의 사회적 인식도 비교적 나쁘지 않다. 매춘할 수 있는 홍등가도 많고 발달해있다.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는 혼외출산율이 높음에도 출산율은 바닥을 기고 있어서 한국에서 고아를 입양하는 대표적 국가이다. 하지만 동거로 인한 출산은 결혼으로 인한 출산과 동일하게 취급되나, 동거인은 상속의 자격이 없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도 매우 관대한 편으로 1994년부터 동성 커플을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되었고, 2009년에 동성 결혼은 완전히 합법화 되었다. 결혼 후에 남편의 성이나 아내의 성, 또는 제3의 성으로 변경 가능하며, 원치 않으면 변경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다만 자녀와 성이 다른 부 또는 모가 자녀를 데리고 출입국할 시 별도의 증명서가 있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따른다. 다만 왕가의 성으로는 개명이 불가능하다.

● 내수시장 협소 ‘수출 위주 제조업’

스웨덴 기업의 특징은 ‘수출 위주의 제조업’이다. 내수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수출을 통해 살아남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현재에는 자동차, 항공기, 조선, 정밀기계, 전동공구와 엔진공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가구업체 이케아(IKEA), 의류 회사인 헤네스 앤드 모리츠(H&M), 통신장비 제조업체 에릭슨(Erikson), 산업용 장비업체 아트라스콥코(Atlas Copco),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전기톱&오토바이 업체 허스크바나(Husqvarna) 등이 있다.

자동차 메이커로 사브(SAAB), 볼보(Volvo), 스카니아(Scania), 코닉세그(Koenigsegg)가 스웨덴에서 나온 이유다. 이들 기업은 한국에서도 활동 중이다. 최근 백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세계적인 제약업체 중 하나인 영국-스웨덴 합작기업이다. 자국산 전투기와 자국산 보병전투차(IFV)를 수출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주한스웨덴대사관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지사를 내고 활동 중인 스웨덴 기업은 79개에 이른다.

볼보와 사브 모두 굴지의 명차 메이커로 알려져 있었으나, 현재 볼보는 중국에, 사브는 인도에 적을 둔 상태이며, 사브 자동차는 NEVS(National Electric Vehicle Sweden)로 이름을 바꾸었으므로 브랜드만 놓고 보면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어차피 볼보는 트럭과 중장비만으로 만족하는 모양새이다.

이케아(IKEA)는 스웨덴의 가구 제조 기업이다. 이케아는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디자인과 저가격,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가 직접 운반하고 제작해 조립과 배송 비용이 없는 DIY(Do It Yoursel) 제품 판매로 발전하고 유명해진 기업이다.

이케아는 1943년 스웨덴에서 만들었으며, 1970년대에 이미 네덜란드로 본사를 옮겼다. 디자인과 제품 개발은 이케아 스웨덴이 맡는다. ‘IKEA’라는 이름은 설립자 이름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그의 가족 농장 이름인 엘름타리드(Elmtaryd), 그리고 고향인 아군나리드 (Agunnaryd)의 약자를 모아 만든 것이다.

2021년 3월 3일,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 대사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2021년 3월 3일,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 대사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임산자원 풍부 ‘재활용 산업’ 발달

스웨덴은 철광, 수력, 숲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공업 및 첨단과학이 발달했다. 특히 임산자원은 양과 질에서 세계 수위권을 달리고 있는데, 풍부한 목재 공급능력을 바탕으로 한 펄프와 제지 산업은 스웨덴-핀란드에 기반을 둔 세계 제 1의 펄프-제지 업체인 ‘스토라엔소’(tora Enso)로 대표된다.

이와 함께 스웨덴은 북유럽 제1의 광공업국이다. 철광석의 생산이 세계 10위 안에 들며, 큰 수출품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지하 광산 중 하나인 키루나(Kiruna) 철광산이 스웨덴 북부에 위치하고 있다. 대신 석탄이 별로 생산되지 않아 많이 수입하는 형편이다.

또한 스웨덴은 쓰레기 재활용의 선두국가이다. 전체 쓰레기의 96%가 재활용과 전력발전용으로 쓰일 정도다. 쓰레기 발전시설이 너무 잘 되어있는 나머지 전력발전에 필요한 쓰레기량이 부족해 외국으로부터 쓰레기를 수입한다. 쓰레기를 대신 처리해주며 받는 비용도 스웨덴의 수입원 중 하나다. 주로 인근 노르웨이나 핀란드, 덴마크 등으로부터 쓰레기를 수입하고 있지만 쓰레기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타 유럽국가에서 쓰레기를 수입하기도 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자연을 매우 존중하고, 환경 문제를 굉장히 중요시 하기에 1%의 고형 폐기물만이 매립된다. 나머지는 재활용되거나 바이오가스의 형태로 열, 전기, 자동차 연료로 사용된다. 재생가능 에너지원은 스웨덴의 에너지 생산의 거의 절반(48%)을 차지한다. 스웨덴의 환경 기술 회사들은 전 세계에 바이오연료, 바이오에너지, 풍력, 태양열 에너지, 폐수처리 등의 기술 분야에서 자신들의 친환경적 노하우를 수출하고 있다.

● 세계적 명성 노벨상 제정 국가

노벨상(Nobel Prize)은 다이너마이트의 발명가인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이 1895년 작성한 유언에 따라 매년 인류의 문명 발달에 학문적으로 기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1901년에 제정되면서 노벨 물리학상, 노벨 화학상, 노벨 생리학·의학상, 노벨 문학상, 노벨 평화상 등이 있다. 노벨 경제학상은 유일하게 1969년부터 주기 시작했다.

1968년, 스웨덴 국립은행은 흔히 노벨 경제학상이라고 불리는 상을 제정했는데, 스웨덴 중앙은행 설립 300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상으로서, 이 상의 정식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학 분야의 스웨덴 중앙은행상’(Sveriges Ri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이다. 노벨의 유언에 의해 제정된 나머지 5개 분야에 대한 상의 영문 정식 명칭이 Nobel Prize로 표기되는 것과 달리, 이 상은 스웨덴 중앙은행상이기 때문에 Sveriges Riksbank Prize로 표기된다.

각 상은 모두 그 분야에서 매우 권위 있게 여겨진다. 다른 상들은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수여되는 반면,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수여된다.

노벨은 자신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대부분 기부하려하자 친척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혔다. 게다가 노벨은 유언장에서 국적에 상관없이 이 상을 줄 것을 당부했는데, 이것 때문에 세기말의 국수주의에 휩싸여있던 스웨덴 내 여론과 스웨덴 국왕까지도 노벨을 비난했다고 한다. 게다가 평화상 수상을 당시 스웨덴 식민지인 노르웨이에 넘겼으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는 노벨이 죽으면서 “평화상은 노르웨이가 결정하게 하라” 고 유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하지만 세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노벨이 살아 있을 때 스웨덴과 노르웨이 양국은 합병된 상태였고, 스웨덴 사람인 노벨이 노르웨이에 대해서도 배려해준 것이라는 게 첫번째 설이다. 또 노벨이 노르웨이 정부와 국회가 국제분쟁 중재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점을 높이 평가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설도 있다.

마지막으론 190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극작가 뵈른손(1832~1910) 등 노르웨이 작가들이 국제평화에 노력해온 점을 노벨이 마음 속에 깊이 담아오다 노르웨이에 시상권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2010년 10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한 ‘저탄소녹색성장박람회2010’의 식음료를 담는 무균종이팩을 만드는 테트라팩코리아 부스에서 존 스트롬블라드 테트라팩코리아 사장(오른쪽)과 라르스 바리외 주한 스웨덴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 마술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2010년 10월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한 ‘저탄소녹색성장박람회2010’의 식음료를 담는 무균종이팩을 만드는 테트라팩코리아 부스에서 존 스트롬블라드 테트라팩코리아 사장(오른쪽)과 라르스 바리외 주한 스웨덴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 마술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 헤비메탈 성지 ‘아이스하키 가장 인기’

인구 대비 글로벌한 인지도를 가진 가수들을 제법 배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혼성 그룹 ABBA(아바)가 20세기 글로벌한 인기를 얻은 바 있으며, 아카펠라로 유명한 리얼 그룹(The Real Group)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영미권을 제외한 나라 중에서 가장 메탈이 발달한 곳이라고 한다. 헤비 메탈(Heavy metal)의 성지라고도 불리기도 하며, 여러 유명 메탈 밴드들이 스웨덴 출신이다. 이럴 정도니 대중음악 역시 스웨덴의 최고 수출품 중 하나이다. 실제 미국, 영국 다음으로 음악 수출이 많은 나라가 스웨덴이라고 한다. 놀랍게도 대한민국의 트로트와 같은 음악이 존재하는데, 단스반드(Dansband)가 그것이다. 다른 음악 장르들과 달리 철저하게 중년,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음악이라 보면 된다.

북유럽 국가다 보니 아이스하키는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중 하나이며, 세계 랭킹 2위의 강호다. 경기당 약 6,000여명의 관중을 동원해 유럽에서 세번째로 많은 팬을 동원하는 아이스하키 리그인 SHL(Swedish Hockey League)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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