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려 사는 세상

세종전의우체국 오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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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이 지나고,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다가왔다. 계절이 빠르게 바뀌듯 이렇게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 흘렀다. 내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시간도 계절이 빠르게 바뀌듯 벌써 1년 반이란 시간이 지났다.

2011년 12월 나는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우체국이라는 곳에 처음으로 사회인이라는 신분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사회경험이 전혀 없던 나는 낯선 충남 태안의 안면도라는 곳에 덩그러니 남겨져 생전 보지 못한 섬사람들과 지내게 되었다. 일도 낯설고, 사람들도 낯설고 모든 것이 낯설었다. 직장동료와 고객님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몰랐고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곳의 안면도 고객들은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사회 초년생이 우체국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많이 서툴렀지만 그곳 사람들은 모두 이해해주시며 느긋하게 기다려주셨고, 당황하는 나에게 오히려 따뜻한 위로의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 안면도에서 이 곳 세종으로 온지 반년이 지난 지금도 나에겐 항상 안면도 사람들은 언제나 밝고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세종에 온 지금 그때의 안면도 사람들이 생각이 많이 난다. 세종에 정부청사가 내려오고, 각종 정부기관 들이 이전하면서 세종은 몇 년 전과 다른 급속한 변화를 보였다. 지금 전국에서 근래에 가장 많은 사람들의 유입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일 것이다. 우체국에서 근무하면서 이 지역 사람들도 많이 만나지만, 서울 등 전국에서 이곳으로 일 때문에 혹은 가족 때문에 오신 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 분들의 입장에서 이곳은 내가 처음 안면도를 갔을 때만큼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마찬가지로 그 분들이 낯설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은 데면데면한 면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낯설다고 느끼는 것보다 훨씬 이주민들은 이곳이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조금만이라도 마음을 더 열고 이주민들에게 다가간다면, 이주민들은 안면도에 처음 갔던 나처럼 타지에서의 외로움이 줄어들고 우리에게 조금 더 마음을 열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세종특별시민이 되었다. 원주민이든 다른 타지에서 온 이주민이든 모두가 같은 세종시민이다. 그만큼 우리의 시민의식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있다. 전세계인이 친구가 되는 지금 이 시대에 이주민이든 원주민이든 따로 구분지어 생각하지 말고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그런 따뜻한 배려심 깊은 시민의식으로 어울려 사는 따뜻한 세종특별자치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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