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녁 법무부 기자실에서 그날 열린 법무부 가석방 심사위원회 결과를 설명 하고 있다. (사진 = 연합기자단)
9일 저녁 법무부 기자실에서 그날 열린 법무부 가석방 심사위원회 결과를 설명 하고 있다. (사진 = 연합기자단)

( 서울일보 / 김병건 기자 )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9일 오후 개최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수형자 1,057명에 대해 가석방 여부를 심사․의결하였다라고 전하면서 적격으로 의결된 수형자 810명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가석방을 허가하였다. 가석방 대상자는 8월 13일 오전 10시, 전국 54개 교정시설에서 출소하게 된다.

박 장관은 취임이래 지속적으로 가석방을 확대하였고 이번 8·15 광복절 가석방도 경제상태 극복에 도움을 주고, 감염병에 취약한 교정시설의 과밀수용 상황 등을 고려하여 허가 인원을 크게 확대되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번 가석방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포함된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이유라는 ‘다양한 요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미성년 자녀를 두고 있는 수형자 155명, 생계형 범죄자 189명 등 어려운 여건의 수형자가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아울러,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4차 대유행인 상황을 감안하여 환자·고령자 등 면역력이 취약한 107명에 대해서도 가석방을 허가하여 사회 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라면서 대상자 선정 과정 또한 설명했다.

오늘 아침 라디오 성일종 의원(국민의힘) “(반도체) 기술 격차가 초격차 상황이다. 국가적으로 먹거리 이기도 대한민국의 세계적 지도자를 계속해서....”라면서 이재용 부회장 석방을 주장했으며 같은 자리에 있던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반도체가 우리나라 주요한 산업인 것은 맞지만 이재용이라는 사람이 꼭 나와서 경영해야 하는 필요성은 회의적이다.”라면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법치주의 확립이라는 것이 세계적으로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사면을 받느냐가 중요한 기준이다.” 라면서 법치주의 확인의 차원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되는 것에 대해서 반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9일 통화에서 이재용 가석방에 대해서 “법무부가 절차에 따라 처리할 문제 일뿐 청와대의 관심 사항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것, 그다음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열린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재벌 총수의 범죄를 국가가 응징하지 못한다면 대체 누가 막을 수 있는가? 범죄를 확인하고도 마땅한 형벌을 피한 채 국가경제 차원에서 봉사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는 어떤 공정과 정의를 위한 것인가? 공공연하게 반복되는 재벌에 대한 특혜가 ‘유전무죄’의 탄식을 키우며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않는가? 특권과 반칙이 공정과 정의보다 우선될 수 없다.”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의당 역시 논평을 내고 “이번 가석방 결정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합작품입니다. 오늘 결정은 촛불로 세워진 문재인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공정과 평등, 정의의 가치를 스스로 짓밟는 행위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오늘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돈도 실력이다’라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8월 9일, 오늘 이뤄진 촛불 정부의 배신과 변절을 시민들은 똑똑히 기억할 것입니다. 특히 이 전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뿐 아니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 사건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재벌인 최태원 SK 회장을 가석방해줬지만 재판이 남은 기업인을 가석방 대상에 올리는 상식 이하의 행위는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사법 정의가 무너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문재인 정부가 살아 있는 경제 권력 앞에 무릎을 꿇는 굴욕적 상황입니다. 통탄스럽습니다.”라고 강력하게 정부를 비난했다.

네티즌 의견은 비판적이다. “그래 오너 없다고 망할 기업이면 시스템이 하나도 없다는 거지”라면서 반드시 이재용 경영이 삼성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네티즌은 “여당 되면 재벌들이랑 짬짜미로 자기네 이익 빨아먹는 거 국룰(국가 룰) 이러니 나라가 썩지” “ 내로남불 끝판왕 인간들” 이라며 여당인 민주당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자신을 노동자라고 신분을 밝힌 한 시민은 “ 재벌천국이지 보통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재용 가석방 욕도 아깝다.”라는 반응과 “이 나라 삼성 공화국이란 말을 인정하는 겁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국정농단 세력을 촛불로 끌어내린 국민에게 모욕감을 주는 문재인 정부” 라면서 가석방을 허가한 정부의 비판도 줄을 이어다.

하지만 한 보수 후보는 “그럼 공금 횡령 밖에 없는데 뭘 더 깜빵에 있어야 돼” 라면서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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