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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홍성인 기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음악’의 변화도 함께 이뤄졌다. 기계와 전기가 조화를 이루면서 현재의 음악 흐름으로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보이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쿠스틱’ 사운드는 버릴 수 없는 유혹과도 같다. 정작 자신의 음악적 모습을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어쿠스틱’이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인천 남구 용현동에 위치한 학산소극장에서는 어쿠스틱 선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성적 무대가 열려 주목을 받았다.

‘어쿠스틱 라이브’ 공연인 'AcousticA'는 학산소극장의 ‘삼색공연 음악이 있는 밤’ 프로그램의 세 번째 시간으로 음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지역주민들의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이날 공연을 기획한 박지범 학산소극장 감독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주민들에게 혜택을 넓히고 그에 대한 감성을 충만시키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공연팀 중 ‘디아펜테(DIAPENTE)’ 팀에서 보컬을 맡았다. 그는 현재 학산소극장 기획 감독으로 있지만 현재 록 밴드에서 음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록 음악과 조금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어쿠스틱’ 음악 공연을 시도한 것에 대해 “음악이라는 모든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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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열한 사운드를 내는 록 음악이나 잔잔한 소리로 어우러진 어쿠스틱 사운드 모두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란다.

‘디아펜테’ 소속의 팀원들 중에서는 단 한명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록 밴드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팀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이창호(27) 씨는 “어쿠스틱 사운드는 요란스럽지 않지만 관객들을 집중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또한, 감성적인 선율을 강조할 수 있어서 음악의 묘미를 강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강렬하지는 않아도 듣는 이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힘을 지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디아펜테’에서 홍일점이면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한송이(32) 씨는 팀에 합류하는 과정이 타 구성원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해 클래식 공연을 진행하던 중 박지범 감독 눈에 띄어 팀에 합류하게 된 것.

“과거에 클래식 공연 말고는 해 본 적이 없었는데 통기타 등과 어우러져 공연을 한다는 것에 묘한 매력이 있었다. 팀에 합류해 연습을 하면서 대중적 음악과 어우러지는 모습에 또 한번 놀라곤 한다.”

드럼을 맡고 있는 서형석(28) 씨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막상 팀에서 연습을 진행하면서 긍정적인 면을 더 많이 느끼게 됐다고 전한다.

학산소극장이 주민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되고 있다. 또한,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적 성격상 다양하고 부담없는 공연을 주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학산소극장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또, 소극장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주민들이 소극장 문에 들어서는 것 자체가 힘든 사람이 많다. 그들을 하나 하나 끌어들이고,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까지 이어져야 지역 문화·예술의 기반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학산소극장은 노력하고 있고,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역주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박지범 감독은 이번 공연을 준비한 것은 문화·예술의 대중적 저변확대가 목적이었다. 상반기를 보내면서 이런 부분은 어느 정도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공연은 다양하지만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은 계속 늘어가고 있고, 100여 석이 좀 넘는 소극장의 자리가 모자를 정도로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앞으로도 매월 둘 째 주말에는 음악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공연이 준비돼 있다.







[미니인터뷰]

음악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재능대학 실용음악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어쿠스틱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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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부담없는 공간에서 연습할 수 있는 상황이 오길 기대합니다.”

학산소극장에서 진행된 ‘AcousticA’ 공연 게스트 중 젊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재능대학교 실용음악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이팀은 아직 팀명을 만들지 못했다.

학교를 다닐 때부터 늘 붙어다니며 연주를 같이 했지만 막상 팀 이름을 만들 생각을 못했단다.

아직까지 음악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저변이 넓지 않아 늘 고민이 많다는 리더 신지환(21)씨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항상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 팀 역시 이번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여려 연습실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같은 학교 출신이기에 학교 연습실을 쓰는 것이 수월하기는 했지만 그 것 역시도 제약은 어느 정도 있었다.

재학생들의 연습 공간이다보니 아무래도 졸업생들은 차선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을수록 더 좋은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을 가진 그들이었다.

이 팀은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보컬과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신지환 씨를 비롯해 기타에 장진희(22), 베이스에 선문배(23), 드럼 강귀호(23), 키보드 나주희(23) 등 5명이 인원이 감미로운 화음을 낸다.

이번 공연 중에는 국내 여성 댄스그룹인 투애니원의 노래를 어쿠스틱 음악으로 편곡한 곡을 불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장진희 씨는 “펑크, 재즈, 록 등 모든 음악을 다양하게 선호한다”라면서도 “어쿠스틱 음악은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뭔가가 있어 더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가끔 홍대에서 길거리 공연도 벌인다고 하는 이들은 음악이 좋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고 전한다.

“애정이 없으면 굳이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어요. 그만큼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속에서 더 많은 고뇌가 있지 않을까해요.”

강귀호 씨는 자신들이 가야할 길이 음악이기에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을 고민하게 된다고 전한다.

이번 공연을 통해 사람들이 음악을 더 친근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그들의 생각이 현재 젊은 음악인들의 공통된 바람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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