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관리자동화시스템을 통한 효율적인 물관리

한국농어촌공사 보성지사장 박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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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생명의 근원’ 이라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가 말한 것처럼 물은 생명을 위한 불가결한 것이며 농사를 짓는데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언제든 필요한 만큼 쓰고 지낸 우리들은 물의 절실함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살아온 게 사실이다.

이미 세계 인구의 20%정도가 식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하천 상·하류 국가 간에 수자원을 둘러싼 갈등과 분쟁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농업과 공업뿐 만 아니라 생활용수에 이르기까지 수자원 확보에 대한 경쟁도 해를 거듭할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 물은 단순한 생활자원을 넘어 경제의 핵심동력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자국의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식량생산에 필요한 농업용수의 확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세계 전체 용수량 중 70%가 농업용수임을 감안할 때 향후 농업용수의 효율적 이용이 수자원확보의 쟁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쌀을 포함해 식량 자급률이 26%에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은 단순히 쌀농사에 필요한 용수를 관개하는 기술과 용수를 공급하는 시설의 유지관리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속된 이상기후로 각국의 농업생산구조변화가 예상되고 있고 이에 따라 농업용수의 수요 또한 다양화 되면서 농업용수의 효율적 관리가 시급해졌다. 농업용수의 효율적 관리는 기상여건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며 물을 확보하고 통제하는 것부터 시작되는데 그 시작의 첫걸음이 시설물 관리를 자동 전산화 하는 것이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농업용수관리자동화(TM/TC ; Tele Metering 원격측정, Tele Control, 원격조정)시스템을 도입해 추진 중이다. 농업용수관리자동화시스템은 그동안 수동으로 조작했던 양·배수장 시설을 전동으로 조작하고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관리하던 것을 전자통신컴퓨터 등을 이용해 원격 관리함으로써 현대화된 유지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력에 의해 관리되어 오던 수리시설을 중앙관리실(지사)에서 통합 감시하고 비상상황 발생시 홍수예경보 시스템을 통한 방송으로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상황전파를 할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27개 지사 629개소에 설치 완료되어 운용 중에 있으나 아직 자동화율은 4.6%에 불과하다. 2012년 말까지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면적의 약 23%가 혜택 받았고 2016년 까지 60%, 2021년까지 80% 수준인 425천ha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 전남지역은 담양, 장성, 영광 4지구 98개 시설에 대해 자동화 시스템 사업이 완료됐으며 현재 2013년 준공 목표로 고흥과 영암의 46개 시설에 자동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업용수관리자동화시스템이 전 시설에 도입된다면 농업용수의 효율적 이용과 합리적 균등배분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농업용 이외 다목적으로 이용이 가능해진다. 또한 적기 적소에 시설물을 가동할 수 있게 되어 농경지 침수피해와 시설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업의 가장 기본 전제조건인 물의 확보와 관리가 치열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물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게을리 할 수가 없다. IT(Information Technology)를 통한 통합 물관리시스템 구축의 기반이 되는 농업용수관리자동화시스템은 재해예방과 물의 효율적 관리를 통한 농업 경쟁력 향상을 가져다 줄 것임에 분명하다. 농업용수관리자동화(TM/TC)시스템의 도입이야말로 그 실천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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