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가운데 10명 중 3명은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동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회의원 상위 10명 중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이 절반 이상이나 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0명의 의원 중 다주택자는 88명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 때 신고한 재산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이며, 정당은 후보자 등록 때 신고한 정당으로 구분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부동산 재산 상위 10명은 평균 145억3000만원 상당의 부동산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재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2명, 무소속 1명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2명 중 김홍걸 의원은 신고 당시 더불어시민당이었고, 역시 신고 당시 더불어시민당이었던 양정숙 의원이 현재는 무소속이다. 또 현 미래통합당 한무경 의원은 신고 당시 미래한국당이었다.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소속 ▲박덕흠 의원(이하 '의원' 생략) ▲백종헌 ▲김은혜 ▲한무경 ▲안병길 ▲김기현 ▲정점식으로 7명,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 ▲김홍걸로 2명, 무소속 ▲양정숙 1명으로 조사됐다.

정당별로는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개인별로 봤을 때는 더불어민주당 박 의원이 가장 많은 부동산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박 의원은 총 14억7000만원 상당의 주택 2채와 약 383억원 상당의 비주택(빌딩) 1채, 약 1000만원 상당의 토지 등 총 가액 397억8000만원 규모의 부동산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에 아파트 2채를, 서울 마포구에 빌딩 1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부자' 상위 10명 중 2위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미래통합당 박 의원이다. 박 의원은 총 68억4000만원 상당의 주택 4채와 6억6000만원 상당의 비주택 5채, 213억원 상당의 토지 36개 필지 등 총 288억8000만원의 부동산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됐다.

이어 ▲백종헌 170억1000만원 ▲김은혜 168억5000만원 ▲한무경 103억5000만원 ▲김홍걸 76억4000만원 ▲안병길 67억1000만원 ▲김기현 61억9000만원 ▲정점식 60억1000만원 ▲양정숙 58억9000만원으로 파악됐다.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부모·자녀 등 직계가족을 포함해 부동산을 보유한 의원은 총 273명(91%)이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1주택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의원은 250명(83%)이며, 대부분 공시지가(공시가격)로 신고됐다.

300명 중 무주택자는 50명(16.7%)에 그친 반면, 다주택자는 88명(29.3%)으로 다주택자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43명, 미래통합당 41명, 정의당 1명, 열린민주당 1명, 무소속 2명이었다.

3주택 이상 보유한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10명에 이어 통합당 5명이었고,열린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이 각 1명씩이었다.

4주택 이상 보유자는 민주당 2명,통합당 1명,열린민주당이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개호 5채 ▲임종성 4채 ▲김홍걸 3채 ▲양정숙 3채 ▲김주영 3채 ▲이상민 3채 ▲조정훈 3채 ▲박범계 3채 ▲정성호 3채로 조사됐다.

미래통합당에서는 ▲박덕흠 4채 ▲윤주경 3채 ▲김희곤 3채 ▲서정숙 3채 ▲황보승희 3채로 파악됐다. 이 외에는 열린민주당 소속 김진애 의원이 4채, 무소속 윤상현 의원이 3채를 보유했다.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김헌동 본부장은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151명이 초선인데 부동산 다주택 보유자, 부동산 부자, 부동산 투기꾼이 대거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며 "초선으로 당선된 양정숙·윤미향·김홍걸 등을 향한 대부분의 의혹들은 부동산과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공개 관련 법을 실거래가와 공시지가 둘 다 공개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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