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기자) 4월 우리나라의 수출무역지수가 곤두박질쳤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수출물량지수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여만에 가장 큰 폭 하락했고, 수출금액지수도 10여년만에 하락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출 충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99.26(2015=100)으로 전년동월대비 12.6% 하락했다.

지난 2월부터 두 달 연속 상승했다가 석 달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낙폭은 지난 2009년 1월(-26.7%) 이후 11년 3개월만에 최대치였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글로벌 수입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주요국의 수입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출물량과 금액지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 보면 운송장비가 39.5% 급락했다. 섬유 및 가죽제품(-36.5%), 기계 및 장비(-15.5%), 전기장비(-15.4%) 등의 감소폭도 크게 나타났다.

비교적 선방해온 반도체 등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량도 7.5% 줄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15% 증가했다.

수출금액지수는 87.54로 전년동월대비 22.8% 떨어졌다.

수출금액지수는 두 달 째 하락한 것으로 하락폭은 2009년 7월(-24%) 이후 10년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수입물량지수도 1.5% 하락했다.

지난 1월(-4.3%) 이후 석 달 만의 하락 전환이다. 수입금액지수는 국제유가 하락 등에 영향을 받아 광산품(-33.7%), 석탄 및 석유제품(-41.3%) 등을 중심으로 15.5% 급락했다.

다만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0% 올라 지난 2017년 11월 이후 2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올라간 것은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늘었다는 의미다. 지난달 수출가격 11.7% 하락했으나, 수입가격(-14.2%) 더 큰 폭 하락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