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뉴시스

(오남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을 방문하며 4개월만에 해외 현장경영 행보를 재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라, 이 부회장이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이후 첫 글로벌 행보로 중국을 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설비엔지니어들도 가기를 꺼려하는 중국 출장길에 직접 오른 모습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 될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위기를 선제적으로 기업 총수로서 절박한 심정이 읽힌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지속과 반도체 자급화 추진 등으로 미-중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할 분위기가 감지되는 시점에서 21일 개막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를 앞둔 중국을 방문한 것에는 큰 전략적 판단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느 때보다 이 부회장의 방문 소식은 중국 지도층에 강한 인상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정부 뿐 아니라 중국 중앙정부에서도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이 곳을 방문해 반도체 분야에서의 양국 협력 강화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당시 리커창 총리는 “우리는 삼성을 포함한 각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계속해서 중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라며 “수년간에 걸친 삼성과 중국의 협력은 첨단기술 협력이 고부가가치의 성과를 반드시 가져올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리커창 총리의 방문 등 중국 정부의 관심에 대한 화답성 방문이라고도 해석된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