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코로나19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가운데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총선의 선거운동이 2일 0시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각급 학교의 개학이 연기되고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에 나서는 와중에도 총선의 막은 올랐다. 그만큼 이번 총선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려와 곡절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전례 없는 깜깜이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오늘부터 후보자들의 입을 풀어 선거 유세가 진행되지만 후보자가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 하는 선거운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벌이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을 만날 통로가 많이 봉쇄된 상태에서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분위기 상 선거운동원들을 동원한 거리 율동 등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SNS 등 정보통신의 발달로 미디어 선거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제한된 선거운동으로 인해 후보자의 됨됨이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아 보인다.

자칫 이런 분위기로 간다면 유권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투표율 저하의 우려는 꼭 코로나19 때문만도 아니다. 역대 처음으로 도입한 대 처음으로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이라는 반칙과 꼼수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당 간 이합집산과 막장 공천 뒤집기 등 볼썽사나운 정치권의 모습에 코로나19 감염이 무서워가 아니라 정치가 싫어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이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 관심을 갖고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앞으로 4년의 국정을 이끌 국민대표를 뽑는 중차대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나 하나 투표하지 않는다고 나라가 거덜 나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으로 무관심을 보인다면 우리 정치수준은 더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이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만큼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다중 집회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안방에서 각 방송국 신문 등이 주관하는 토론회에 관심을 갖고 변별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각 가정에 배달될 선거공보물에는 후보자의 이력과 정책 공약이 담겨 있으니 휴지통에 버리지 말고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후보자들이 자신을 유권자에게 알리기 어렵고 유권자들도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볼 기회가 줄었다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의 행태가 꼴보기 싫다고 등 돌리다 보면 더 꼴보기 싫은 정치인만 양산할 뿐이다.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만이 그나마 나은 정치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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