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경장 이영훈

매년 3월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피어나는 시기이지만, 유래 없던 코로나19 확진 추세에 따라 개학이 연기되는 등 우리는 이전과 사뭇 다른 3월을 보냈다.

교육당국에서는 긴급 돌봄 서비스, 온라인 학습 플랫폼 구축 등 현 상황에 맞춘 다양한 신학기 대응법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간적 여유가 생긴 청소년들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익숙한 방법은 바로 사이버 공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사이버 범죄 발생률은 2017년 131,734건, 2018년 149,604건, 2019년 180,499건으로 지속적 증가 추세이며 청소년들 또한 인터넷 사기, 사이버 도박, 명예훼손‧모욕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 실제 학교전담 경찰관으로 근무해오며 여러 SNS 계정을 가지고 활발하게 자신에 대해 알리고 있는 청소년들과 접촉하며 SNS의 긍정적인 측면을 활용하는 모습 속에서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가짜뉴스나 유언비어 등을 접하고 공유하는 게시물도 적지 않게 살펴볼 수 있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개인매체 중 스마트폰 보유율이 91.1%, 그중 스마트폰을 필수매체로 선택한 10대의 비중은 87%로 청소년들에게 있어 스마트폰을 통한 사이버 공간은 이제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으며, 또래문화를 형성하고 나눌 수 있는 또 다른 ‘운동장’과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온 나라가 일상업무를 뒤로한 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사이버 공간 속에서 ‘대리입금’으로 경제적 피해를 보는 청소년, 성적 호기심에 ‘몸캠피싱’으로 갈취를 당하는 청소년, 사이버 언어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 시도를 하는 청소년들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청소년들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 사이버 공간 속에서 청소년들이 각종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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