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접수가 시행 중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접수를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도한우 기자) 26일 ‘빠르면 3일에 1000만원’라고 홍보하며 실시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직접 대출 첫날 준비 부족으로 많은 시민들이 발길을 돌렸다.

이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창구에 수 만명이 몰렸지만 접수 건수는 하루 177건에 불과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날 전국 62개 소상공인센터에 접수된 직접 대출 신청은 177건, 18억원 어치에 불과했으며 이는 센터당 3건이 채 되지 않는 수치다.

전날부터 직접 대출 시범운영을 시작한 소진공에서는 기존 대출여부, 매출 하락, 신용등급 정도를 따지지 않고 10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 게다가 소진공에서는 대출신청을 하면 빠르면 3일만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도 1.5%로 저렴하다. 다만 신용불량자와 국세, 지방세 체납자, 유흥업소 등 일부 소상공인들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전날 오전부터 전국 소상공인센터는 대출신청을 위해 방문한 소상공인들로 극심한 혼잡을 보였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의 경우 센터 당 800명에서 100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수도권의 주요 센터에도 수백명의 소상공인들이 몰렸다. 수원, 의정부, 성남 등 주요 센터에도 이른 아침부터 50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몰려 혼잡을 빚었다. 특히 일부 소상공인들은 새벽 3시부터 센터를 찾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직접 대출을 접수한 소상공인은 센터당 3명이 채 되지 않은 177건 접수에 그쳤다.

우선 중기부와 소진공과의 정책협의가 다소 늦어지는 바람에 관련 공지가 24일 오후 10시30분께에 소진공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관계자는 “수요예측과 직접 대출 접수 전산 프로그램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한 채 아침 일찍부터 센터를 찾은 상당수 소상공인들은 서류 등 미비로 발길을 돌려야했으며 그나마 접수된 177건은 대부분 오후에 제대로 서류 등을 갖추고 센터를 방문한 소상공인들이었다.

게다가 소상공인 센터 전산 마비도 한몫했다.

전날 오후 소진공센터의 대출 접수 시스템이 마비돼 1~2시간 동안 아예 접수를 못 받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센터에서는 신청 서류가 수북이 쌓였지만 결재가 안되는 일도 많았다.

또 소상공인들이 빠르면 5일안에 1000만원을 대출 받을 수 있는 직접대출보다, 최대 7000만원 대출이 가능하지만 2달 가까이 기다려야하는 기존 대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이에 대해 소진공 관계자는 “상당수가 최대 7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기존 대출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2~3개월 정도를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기존 대출을 신청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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