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파트 단지 내에도 소방통로 확보해야

이종철 세종시소방본부 화재조사 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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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은 하루를 도움의 손길을 향해 달려가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소방관 생활을 하며 화재?구급 등 여러 출동을 하다보면 교통체증이나 불법차량 등으로 인해 조바심을 느낀 적이 많다.

지난 3월 세종시 조치원읍 모 아파트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가 긴급 출동을 했는데 당시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입구에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량 진입에 애를 먹었다.

이 화재는 다행히 현장에 먼저 도착한 소방대원의 신속한 조치로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초기 진화됐지만, 조금만 대처가 늦었다면 자칫 대형화재로 이어져 주민의 인명과 재산피해 등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런 모습은 아직도 시민 안전의식의 부족으로 인한 안전 불감증을 여실히 보여 주는 일례다.

나만 편하기 위해 일단 가까운 곳에 주차하고 보자는 생각이 만연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소방도로는 물론이고 주택가 이면도로 주차가 일상이 돼 버린 지 오래다.

불이 난 집이 우리집이라고 해도 소방차가 들어가는 길을 막고 버젓이 주차하는 차를 용납할 수 있을까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으로 들여다보면 쉬울 일이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화재는 예방도 중요하지만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소방차 출동이 중요하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안전의식은 나 자신뿐 아니라 이웃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정된 주차장을 활용하고 주택가 골목길이나 아파트 진입로 등에 주차하는 일이 없도록 주차질서를 잘 준수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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