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긴급 인하했다. /뉴시스

(현진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긴급 인하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50~1.75%에서 1.0~1.25%로 0.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의 기본은 여전히 강하다”면서도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 활동에 점차 발전하는 위험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위험을 고려하며 최대 고용과 가격 안정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FOMC가 오늘 FFR 목표 범위를 1.0~1.25%로 0.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위원회는 상황 전개와 이 것들의 경제 전망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적절하게 도구를 사용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래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인하폭 역시 당시 이후로 가장 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관해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시장 역시 이달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 왔다.

당시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기본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 활동에 점차 발전하는 위험을 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적절하게 우리의 도구를 사용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3일 연준의 전격 금리 인하 이후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의 보다 광범위한 확산이 나타나면서 경제에 대한 위험을 보게 됐고 행동하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발발 사태가 두 달째 계속되면서 글로벌 경제 충격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식 시장이 급락하고 기업들은 속속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작년 10월 이후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은 작년 10월 당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당분간 금리 동결을 시사한 바 있다.

연준은 작년 7월 금리를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내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10년 7개월 만에 첫 인하였다. 이어 9월, 10월에도 0.25%포인트씩 내려 1.50~1.75%로 만든 뒤로는 금리를 동결해 왔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이번 긴급 금리 인하에 이어 추가 조치를 취할 거란 전망이 떠오르고 있다. 다음 FOMC 정례회의는 이달 17~18일 예정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연준이 내리고 있지만 더 완화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나라 경쟁자들과 맞추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공평한 장에서 플레이하고 있지 않다. 미국에 공평하지 않다”며 “드디어 연준이 이끌 시간이 왔다. 추가 완화와 인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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