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폐기물 수거 문제는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공동의 과제이다. 배출자의 문제로 단정 지을 수 없고, 수거를 하는 민간업체의 문제로 국한 지을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도 책임선상에 있다.
수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재활용 폐기물 중 절대량을 중국이 수입해 갔다. 2년 전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국내 폐기물의 처리문제가 심각해졌다.
문제의 핵심은 수익성에 있다. 수거업체는 민간회사로 수익성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는 구조이다. 폐기물 값이 싸서 수익이 어려운데 설상가상 2차 처리를 하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는 구조이다.
빈병이나 플라스틱 병 등에 불순물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고, 종이도 코팅지가 많이 섞여 있는 데다 박스류에는 비닐테이프 등이 붙어있어 이를 분리하지 않으면 재활용이 사실상 어렵다.
병에 든 불순물을 처리하고, 코팅지를 분리하고, 테이프를 떼자면 사람 손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수익성이 취약한데 인건비를 투입해 2차 처리를 하자니 수거업체는 냉가슴을 앓을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 병에 붙어있는 라벨지도 문제이다. 라벨지가 있으면 재활용이 불가능해 이를 일일이 떼 내야 한다. 그 작업에도 많은 인력 투입이 불가피해 이 또한 수거업체의 비용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약 폐기물 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각 아파트단지를 비롯한 가정, 기업과 기관 등에 쌓이기 시작하면 사태는 생각보다 커진다. 단 며칠만 수거를 해가지 않아도 온 나라가 폐기물 더미로 몸살을 앓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일단은 수거업체가 안정적으로 수거작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 지원을 한다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우선 법률 제정을 통해 음료 생산업체 등이 유색 라벨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올바른 재활용품 배출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박스포장에 사용하는 비닐테이프도 종이테이프 등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일도 필요하다. 코팅용지의 생산을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미룰 수 없다. 관련 법률을 제정해 과대포장 등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 유색 라벨지 부착 금지 등을 통해 재활용품을 2차 처리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해야 한다.
민간 수거업체는 수익성이 떨어지면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적당한 시책을 서둘러 만들고, 국민들은 생활습관을 바꿔 수거용품의 효율적 재활용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