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금융 국제표준기구 유치’ 의욕적 청사진
‘이슬람 금융 국제표준기구 유치’ 의욕적 청사진
  • 소정현 대기자 news@seoulilbo.com
  • 승인 2020.02.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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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리뷰: ‘이슬람 금융의 메카’ 말레이시아’(3부)
2008년 10월 30일 전국은행연합회 주최 '한-중동 경제협력과 이슬람금융'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중동지역의 경제금융계 고위인사들과 한국의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하였다. /뉴시스
2008년 10월 30일 전국은행연합회 주최 '한-중동 경제협력과 이슬람금융'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중동지역의 경제금융계 고위인사들과 한국의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하였다. /뉴시스

이슬람 수쿠크채권 46.4% 발행…1위 기염 토해

비이슬람 국가와 기업에서 자금 조달 대폭 늘어

이슬람교 ‘샤리아법’ 이자금지 원칙 엄격히 준수

‘파생상품 선물거래-고리대금업 투기’ 허용 불허

◆국제 이슬람 금융의 70% 차지

소정현 대기자
소정현 대기자

(소정현 대기자) 말레이시아는 국제 이슬람 금융에서 이슬람 금융의 70%를 차지하는 ‘금융대국’이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금융의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IFSB(Islamic Financial Service Board)를 유치했다. IFSB는 이슬람 금융의 국제 표준을 제정하는 기구로 2002년 11월에 설립돼 2003년 3월부터 본격적인 업무 개시를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바레인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 유치한 IFSB는 은행업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 BCBS), 보험업의 국제보험감독자협회(IAIS)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IFSB에는 한국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2008년 공동으로 가입한 상태다.

현재 43개국 187개 기관이 회원으로 돼 있으며, 말레이시아 정부는 외화로 거래하는 이슬람 금융기관에 법인 소득세를 면제해주고 있으며, 이런 금융기관을 외국 자본이 직접 설립하는 경우 100% 주식 보유를 인정하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본격적으로 이슬람 금융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된 계기는 2001년 중동에서 수쿠크(sukuk) 채권을 처음 발행하면서부터다. 2016년 기준 말레이시아는 총 347억달러의 수쿠크 채권을 발행해 전 세계 수쿠크 발행시장의 46.4%를 차지하면서, 수쿠크 발행 1위 국가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이슬람 금융상품인 수쿠크(sukuk)는 이슬람 채권으로 이자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채권 소유로 발생하는 이득을 지분에 맞춰 부동산 등으로 지급한다.

이슬람 경전 ‘코란’은 이자를 주고받는 것을 금지하는 대신 부동산 투자나 자산 리스 등 실체가 있는 거래에서 창출되는 이익은 막지 않는다.

이슬람 금융은 이처럼 교리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수익 배당 등 실질적인 금융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금융 상품을 취급·거래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또한 2013년 10월 말레이시아 나집총리의 예산안 기조연설에서 처음 소개된 ‘SRI 수쿠크’는 기존의 ‘이슬람금융에 사회적책임’(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SRI 수쿠크를 접목시킨 개념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중시하는 서구 투자자까지 적극 유치하려는 포석이 깔린 금융상품이다.

SRI 수쿠크는 에너지절감이나 풍력,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활용, 학교나 공공병원, 서민주택건설 그리고 각종 이슬람기부(AWQAF) 자산 건립프로젝트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 교리에 기반을 둔 이른바 이슬람 금융시장은 2014년 기준으로 5년간 2.5배 커졌으며 관련 금융상품의 다양화와 비이슬람권 국가와 기업이 자금 조달에 이용하려는 추세이다. 또 상호부조와 각출도 운영되는 일종의 협동적 보험인 ‘타카풀(Takaful)’도 성행하고 있다.

글로벌 이슬람 금융시장은 2000년대 이후 연평균 15%의 급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2014년 이미 2조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를 갖췄다.

말레이시아는 2014년 5월 현재 이미 자국 금융의 24%에 달하는 이슬람금융 비중을 2020년까지는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장려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슬람 금융을 바탕으로 한 말레이시아계 민간 금융사도 눈부신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2015년 기준 165개의 이슬람 은행과 11개 이슬람 보험사가 영업 중이다.

◆이슬람 금융태동! 역사적 연원

일단 이슬람 금융상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가장 큰 전제인 이슬람 율법인 코란의 샤리아(sharia)를 이해해야 한다. 이슬람금융 율법의 근간은 리바(Riba, 이자), 가라르(Gharar, 불명료성), 마이시르(Maisir, 투기)를 금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자지급과 수취의 허용이 금기시된다.

이슬람교 샤리아에서는 이자(Riba) 지급 금지의 원칙을 엄격히 준수한다. 속칭 ‘고리대급업’이라 불리는 거래, 즉 단지 금전을 대여해주고 이자를 받는 것은 다른 노력(서비스)의 제공 없이 시간의 경과만으로 금전이 증식된 것이기에 부당 이득으로 간주한다.

또한 실제 존재하는 자산의 교환만 인정하므로 파생상품이나 장래에 우발적인 사태가 발생했을 때 확정채무가 될 가능성이 있는 우발채무 거래 등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이에 이슬람 금융은 계약 이전에 거래 당사자 간의 모든 사항이 확실하고 명백하게 규정돼야 한다. 따라서 미래의 수익이 예상되지 않거나 우발적인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 파생상품인 선물(Future) 상품, 헤지(Hedge) 상품 등이 금지 대상이다.

샤리아의 금지조항은 다음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예언자 마호메트가 살았던 7세기의 메카는 아라비아 반도의 상업 및 금융의 중심지로써 번창했지만, 사막으로 둘러싸인 악조건으로 인해 유동성 부족의 한계가 엄연히 존재했다.

이런 이유로 고리대금업이 성행하여 이에 대한 폐단이 극에 달하게 되었으며, 이를 극복하고자 상기의 원칙들이 자리잡게 되었다.

2008년 10월 30일 한국-중동협회 주최 ‘한-중동 경제협력과 이슬람금융’ 심포지엄에 참석한 압둘 하미드 아부 무사 파이잘 이슬람 은행 총재. /뉴시스
2008년 10월 30일 한국-중동협회 주최 ‘한-중동 경제협력과 이슬람금융’ 심포지엄에 참석한 압둘 하미드 아부 무사 파이잘 이슬람 은행 총재. /뉴시스

◆이슬람 금융! 세부적 특성들

이슬람 금융(Islamic Finance)은 이슬람의 율법인 샤리아(Shariah)에서 정해진 각종 사회·경제적 제약조건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자금의 조달 및 운용이 이뤄지는 형태를 수반한다.

샤리아 해석은 국가별로 다르지만 하나의 율법 체계에 근거한 만큼 샤리아 심사원칙은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다.

샤리아 위원회에서 취급 상품이나 절차가 샤리아에 적격한지 아닌지를 판단해 승인한다. 샤리아에 어긋나지 않아야만 이슬람 금융상품으로 인정받는다.

샤리아는 이자란 것은 실물거래가 수반된 상업거래가 아니라 서비스의 제공이 없이 시간의 경과만으로 금전이 스스로 늘어난 것이기 때문에 이자 수취를 기생행위 내지 부당이득으로 본다. 돈을 빌려준 대가로 ‘이자’를 수취하는 대신 그 자본을 바탕으로 실물거래를 행하고, 여기서 발생한 이윤, 수익, 임대료 등을 가져가는 것이다.

또한 이슬람금융은 대출에 관한 제한이 많다. 돼지고기, 포르노, 매춘, 무기, 영화, 담배, 도박, 주류 관련 사업에 자금을 제공하거나 관련 금융거래를 하는 것도 이슬람 금융에서 제외된다.

알코올은 양조를 통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양조업은 법에서 제한하고 있다. 간장, 약품제조의 일부도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슬람 금융의 6대 원칙으로 ▲금전수탁을 통한 이자수수 금지 ▲수익 및 손실 공동부담 ▲불확실성 금지 ▲순수투기, 도박성 거래 금지 ▲도덕·사회·종교적 금지한 실물거래 금지 ▲실제자금 저장 금지가 있다.

◆다양한 이슬람 금융상품들

코란의 기본 원칙은 이자로 인한 착취나 투기를 금지하는 데 있으나, 공정한 이익과 경제적인 추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금지 사항이 아니다. 사업에 금융을 제공할 때 사업성이나 추진 사업의 도덕성보다는 차용하는 사람의 담보 능력 혹은 보증인의 유무에 초점을 더 맞추는 서구 금융과는 사뭇 다른 기준이다.

이런 이자지급금지 원칙 때문에 이슬람 금융은 이자를 배당 등으로 대체한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이슬람 금융을 제공하는 은행은 단순 대출업이 아닌 사업의 투자자로서 혹은 동업자의 입장에서 고객과 수익 및 손실을 함께하게 된다.

가장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거래 방식은 실물자산을 매개체로 그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금융권이 우선 갖고 할부 판매이나 리스 거래를 통해 이득을 받는 구조이다.

이런 자산을 기준으로 한 거래는 상인이 자신의 물건을 대여 혹은 판매해 얻는 이익이라고 인정해 정당하다고 허용한다.

또한 특정 프로젝트에 금융을 제공하는 경우 자금을 출자하는 은행과 고객이 협업하여 수익 및 손실을 함께 분담하는 방식이 종종 이용된다.

이는 이슬람 교리가 원금의 상환 보장 및 사전에 정해진 수익(이자)을 보증받는 것이 ‘이자 금지 원칙’에 어긋나기에 파트너십이라 불릴 수 있는 공동 투자 방식이 선호된다.

금융회사와 고객은 상호 파트너 자격으로 투자에 참여해야 한다. 수익과 손실도 계약서에서 미리 합의한 비율로 나눈다.

이에 은행이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고 대출을 해서는 안 된다. 은행이 리스크를 일방적으로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비이슬람 국가에서는 은행이 담보물을 확보하거나 개인보증, 연대보증까지 요구하고 있지만 이슬람금융에서는 사업의 성과와 리스크를 은행과 채무자가 분담한다.

2011년 3월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이슬람채권법 도입에 관한 공청회. /뉴시스
2011년 3월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이슬람채권법 도입에 관한 공청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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